2023 대구·경북 5대 인권 뉴스는?
12월 10일은 유엔 세계인권선언의 날입니다.
2023년은 75주년입니다.
매년 이 시기, 49개 지역 인권 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 인권 주간 조직위원회가 올해의 지역 인권 뉴스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2023년은 시도민과 인권 활동가 456명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뽑힌 2023 대구·경북 5대 인권 뉴스를 발표했는데요.
노동권, 주거권,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16개 분야에서 88개 뉴스가 후보군으로 선정됐고, 그중 5개 뉴스가 선정됐습니다.
1위는 '2년 연속'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
가장 많은 사람이 2023년의 인권 뉴스로 꼽은 1위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퀴어 문화축제 행정대집행'이었습니다.
2023년 6월 대구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퀴어 문화축제가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공무원 수백 명을 동원해 축제를 막으려 행정대집행을 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는 물론, 집회 신고를 마친 행사가 안전하게 열리도록 지키려는 경찰력과도 충돌했습니다.
당시 공권력끼리의 초유 충돌로 주목을 받았는데 사회적 소수자의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침해한 사례로 평가됐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홍 시장 관련 뉴스가 1위를 한 건데요.
2022 대구·경북 5대 인권 뉴스에서는 대구시청사 앞 집회, 시위 통제가 1위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2023년, 공권력이 인권 침해 가해자로 전면에"
7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홍 시장의 대구문화방송 취재 거부와 고소·고발 사건이 언론 자유와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2위로 선정됐습니다.
환경부가 팔현습지에 생태계를 교란 논란이 있는 탐방로 건설을 강행한다는 소식, 또 대구 북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에서 비롯된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의 돼지머리 시위와 수육 집회 사태도 기억해야 할 인권 뉴스로 꼽혔습니다.
조직위는 대구시와 북구청의 반인권적 행정이 지역사회에 혐오와 차별이 더 확산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여러 가지 사안을 보면 2023년에는 국가, 지방정부가 직접적인 인권 침해 가해자로 전면적으로 등장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증진하는 책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권 침해의 가해자로 전락했다는 게 너무나 가슴 아프고 답답한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정말 쉽지 않겠지만 대구시나 국가단체가 사회적 소수자와 시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뼈를 깎는 성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시도민 모두가 이런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해 관심 가지고 함께 비판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쿠팡 노동자 관련 뉴스도 대구·경북 5대 인권 뉴스로 선정됐습니다.
쿠팡 대구센터에서 2023년에만 367건의 산업재해 신청이 접수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고, 3년 전 야간근로 후 심근경색으로 돌연 숨진 고 장덕준 씨의 유족은 쿠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구·경북 인권 주간 조직위는 5대 뉴스 이외에도 대구시 정보공개 행정 후퇴가 심각하고 이주노동자, 여성, 장애인 같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인권 침해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동물권, 재난 참사 안전권, 정보 인권 관련 인권침해 뉴스들도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민들은 '학대 보호자에게 되돌아가는 반려동물들···지자체는 일시 격리만', '대구시 정보공개 행정 후퇴 뚜렷···비공개 50% 증가',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식, 홍 시장 불참', '대구시 재난예비비 집행률 13%' 등을 인권 뉴스로 언급했습니다.
인권 증진 뉴스도 13개 선정
조직위는 지역사회에서 인권을 증진한 뉴스도 발표했습니다.
대구시가 2030년까지 13조 원을 들여 온실가스 45%를 감축하겠다고 한 것,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년 만에 공식 출범한 소식, 73년 만에 대구 가창골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시작 뉴스, 사보험 가입이 거절된 HIV 감염인을 위해 의료연대기금 레드케어가 실시된다는 뉴스 등이 선정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