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자금 경색 사태와 관련해 레고랜드 부도가 촉발한 금융 불안의 끝이 어디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10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997년 IMF 위기는 그해 1월 한보그룹 부도에서 시작했습니다. 한보 부도 당시에는 아무도 엄청난 위기가 곧 닥칠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레고랜드 부도'가 촉발한 금융 불안의 끝이 어디일지 우리는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50조 원의 긴급 유동성 대책으로 화재가 진압된다면 천만다행일 겁니다. 대통령과 정부, 한국은행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악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라며 "고금리와 불황은 대량부도와 대량실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IMF 위기 때 겪었던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를 다 살릴 수는 없습니다. 옥석을 가려야 합니다. 기업과 금융 도산 사태가 임박할 때 누구를 살릴지 그 기준과 수단을 미리 강구해 둬야 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돌이켜보면 IMF 위기 때 달러를 빌려준 IMF,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등의 강요로 구조조정이 지나치게 가혹했던 면이 있었습니다"라며 "그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이번 위기는 우리 정부 주도하에 극복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bailout(긴급구제)'이냐, workout(구조조정)이냐? 금리를 인상하되 유동성 공급을 어디에 얼마나 할 거냐? 구조조정으로 퇴출당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거냐?"라며 대통령과 정부가 당장 대비책을 세워둬야 할 문제들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여·야는 23일 채권시장 자금경색 상황을 일으킨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출신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레고랜드 사태'는 최근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혔다가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는 등 금융 시장에 불안이 번진 것을 말합니다.
정부는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동원해 회사채, 기업어음 매입에 나서기로 했고, 채권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해 50조 이상을 투입하고 모든 지자체의 채무지급보증을 확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