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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보내면 끝?···사망자 집계도 '엇박자'

◀앵커▶
비 피해 소식,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경북 예천에서는 무려 17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왔습니다.

사전에 대피할 수는 없었을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예천군은 재난 문자를 수시로 보냈고, 주민들이 대피에 소극적이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비만 오면 날아오는 재난문자와 비교해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고, 언제 어디로 피하라는 구체적인 정보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는데요,

재난 대응의 기본인 사망자 수도 중복 집계돼 혼선을 빚으면서 예천군의 재난 대응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서현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7월 15일 새벽, 깊은 잠에 빠진 주민들을 깨운 건 뒷산이 '쿵쿵' 울리는 소리였습니다.

◀유경호 감천면 벌방리▶
"깜깜한데 새벽에 당했으니까 알 수 있습니까. 어떻게든 나와서, 쿵쿵 소리 들어서 나와보니까 그런 현상이 일어나니까."

그 무렵 예천군은 재난 문자를 발송합니다. 

'유사시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늘 날아오던 재난 문자 내용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인 2시가 조금 넘어 본격적인 산사태가 예천 곳곳에서 시작되자 새벽 3시 15분, 다시 재난 문자가 발송됩니다.

'일부 지역 침수 위험이 발생 중이니, 위급 상황 발생 시 대피하라'는 내용입니다. 

여전히 어느 지역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어두운 새벽에 어디로 어떻게 대피하라는 건지 종잡을 수조차 없습니다.

◀우순남 감천면 벌방리▶
"그냥 산사태 난다는 지역이 예천하고 영주하고 어디하고 난다고 문자는 오지. 어디라는 소리는 안 하고, 예천지역, 영주지역…"

마을 대피 방송이 울린 건 이미 산사태가 시작된 직후 주민들 스스로 실종된 이웃을 구하려고 발버둥 칠 때였습니다. 

그나마도 거친 빗소리와 산사태 굉음에 묻혀 아예 듣지 못한 주민이 태반입니다.

◀김종태 감천면 벌방리▶
"(미리) 피하라고 방송했으면 소중한 물건만 갖다가 치워 버렸으면 되는데. 하나도 못 가져왔어요. 주민등록, 핸드폰, 농협 예금해 놓은 것, 돈 50만 원 찾아놓은 거. 몸만 빠져나왔지."

산사태 실종자 수색작업이 시작된 당일 오후, 예천군의 사망자 집계도 큰 혼선을 빚었습니다.

예천군이 산사태 당일 오후 3시 발표한 사망자 수는 8명, 하지만 같은 시각 경상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명 적은 6명으로 발표했습니다. 

3시간 뒤 다시 예천군은 3명이 더 사망해 모두 10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사망자는 3명이나 적은 7명이었습니다.

◀경상북도 관계자▶
"(경북)도에서는 인명 피해 집계 시 기준 시점에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소속된 소방본부의 인명 피해 현황을 받아 상황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의사의 사망 판정 후 사망자로 분류됩니다."

예천군 사망자 수 집계 오류는 무려 13시간이 지난 뒤에야 정정됐습니다.

알고 보니 사망자 2명은 정확한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중복 집계했고, 나머지 1명은 전혀 엉뚱한 사람이 포함된 겁니다.

◀김학동 예천군수▶
"'대응이 아쉽다'라는 어떤 이런 표현들에 정말 속상한 일이고, 군수가 직접 면으로 다니면서 이장 회의를 주재해서 주민들 지금 안전하게 대피하라는 그런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예천군에서만 9명이 사망했고 아직도 산사태에 휩쓸린 주민 8명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CG 황현지)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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