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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만 명 동시 투약분이···" 멕시코발 한국 경유 화물선에 숨겨진 '142억 원어치' 코카인 28.43kg

멕시코에서 출발해 한국에 잠시 정박 중이던 화물선에서 9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코카인이 발견돼 검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관세청과 공조를 통해 2024년 4월 5일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이던 멕시코發 2만 5,000톤급 화물선의 '씨체스트', 즉 선체 내부의 바닷물 출입 설비에서 코카인 28.43kg을 발견해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약 9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약 142억 원 상당입니다.

해당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인데, 2024년 3월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뒤 3월 16일부터 19일 캐나다 밴쿠버항을 거쳐 4월 5일 한국 울산 온산항에 도착해 이후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에 입항할 예정이었습니다.

검찰에 적발된 코카인은 1kg씩 소분해 28개 블록 형태로 포장되어 있었고, 2개의 블록 안에서는 코카인을 은닉하면서 매립‧설치한 GPS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코카인은 2023년 밀수출을 위해 화물선의 씨체스트에 은닉됐지만 계획대로 회수되지 않고 현재까지 방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습니다.

선사 측에서 2023년 6월 3일 마지막으로 씨체스트 청소를 한 사실, 압수 당시 GPS 위치 추적 장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해당 제품의 배터리 수명은 최장 1년)돼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던 사실, 코카인 가방 표면에 번식하고 있던 따개비 형상 등을 종합해 내린 추정입니다.

검찰은 현재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코카인 밀수 경로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탑승 중이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CCTV, 입출항 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코카인은 2023년 화물선에 은닉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승선한 선원들이 코카인 밀수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량의 코카인 밀수 사건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최근 발생한 밀수 사건은 한국을 경유한 뒤 타국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이나 타국에서 하적하지 못한 화물에서 적발된 사안입니다.

▲ 24.1. 브라질에서 출발해 싱가포르, 홍콩을 거쳐 부산을 경유한 다음 중국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에서 코카인 100kg을 적발한 사건.

▲ 21.9. 페루에서 출발해 에콰도르, 과테말라, 멕시코, 일본을 거쳐 부산에 도착한 선박의 이전 경유지에 하적하지 못한 화물에서 코카인 400kg을 적발한 사건.

▲ 21.1. 콜롬비아에서 출발해 파나마 운하를 거쳐 부산을 경유한 다음 중국, 미국 등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에서 코카인 35kg을 적발한 사건.

▲ 20.8. 브라질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를 거쳐 부산을 경유한 다음 일본 등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에서 코카인 47kg을 적발한 사건.

검찰은 코카인 밀수 사건의 실제 목적지가 한국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현재까지 국내 대량 유통의 위험성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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