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성원전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건식저장 시설로 옮기다 놓치는 일이 2023년 들어 3차례나 일어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보고 대상도 아닌 작은 실수라고는 하지만, 실수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미쁨 기자입니다.
◀기자▶
원자로에서 쓰고 난 핵연료, 고준위 핵폐기물은 열과 방사성 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합니다.
이 때문에 6년 이상 '사용 후 핵연료'를 속에 넣어 보관한 뒤, 다시 처리 과정을 거쳐 캐니스터나 맥스터로 옮기게 됩니다.
문제는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사용 후 핵연료 상태에 따라서) 그것을 따로 저장했다가 나중에 캔 속에 집어넣는 그런 과정에서 세웠다 눕혔다 막 그러거든요. (드물지만) 깨진 핵연료이기 때문에 안에서 추가적인 가스가 나올 수도 있죠. 아주 안 좋은 거죠"
월성원전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 수조에서 60개씩 꺼내 바스켓 등 운반 용기에 담아 밀봉한 뒤, 건식저장 시설로 옮기는 절차를 따릅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월성 2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들어 올린 핵연료가 갑자기 떨어져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달 뒤 월성 3호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고, 4월 월성 1호기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 60개가 담긴 바스켓을 옮기다가 바스켓이 장소를 벗어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 건 모두 자세한 경위나 작업자 피폭량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정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공개적으로 보고할 수준의 그런 심각한 사고가 아니다, 방사선 누출도 없고 그래서 원안위원들에게도 보고 안 하고 보도자료도 안 나간다"
한수원은 이번 일들은 모두 보고 대상 사건은 아니며 사고, 고장 등급도 적용되지 않는 이벤트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4개월 사이 3차례나 핵연료 운반 실수가 반복된 것은 작업량이 급증했거나 설비가 노후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취급할 때 좀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도록 집게를 보완한다던가, 만약에 집게가 잘못됐다 하더라도 이것을 놓치지 않고 꼭 잡고 있는 그런 형태로 개선해야 한다, 설계를 고안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재발 방지책 수립을 한수원에 권고했고, 이에 따라 한수원은 월성원전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