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대구 엑스코 회의장에서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가 열렸습니다. 총회가 끝난 뒤 오마이뉴스 기자가 회의실로 들어갔고 휴대전화로 책상 위에 있던 서류 하나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구시 직원들이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달려와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취재를 위해 찍은 사진을 삭제할 수 없다며 근거를 요구했고 대구시 직원들은 비공개용인 내부 자료라고 맞섰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양쪽의 이야기가 좀 엇갈립니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대구시 직원이 자신을 회의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고, 자신을 밀어 넘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도 파손됐다고 합니다. 머리부터 대리석 바닥에 닿았지만 다치지 않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사진을 삭제하라는 요구만 반복해 결국 사진을 삭제한 뒤에야 회의실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겁니다.
대구시의 설명은 결이 좀 다릅니다. 취재 협조 절차 없이 비공개로 열린 회의장에 무단으로 들어와 사진을 찍어서 막았고, 카메라를 매고 있는 것도, 기자인 것도 몰랐다며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구지역 인권 시민사회 단체는 이번 사건을 '시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언론에 대한 취재 거부와 고발 등 적대적인 언론관이 결국 이번 취재 방해와 폭행 사태를 낳았다는 겁니다. 5월 20일 대구시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성민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위원회 목사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취재 방해와 폭행을 사과하라.
지난 5월 9일 대구 엑스코 국제회의장 211호에서 열린 대구 컨벤션뷰로 해산총회를 취재하러 간 오마이뉴스의 조정훈 기자를 취재 거부를 넘어 대구시 국제통상과 공무원들이 폭행하였다. 그동안 대구컨벤션뷰로 해산과 관련하여 대구시 의회에서는 시정 질의 주제로 다루어졌고,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 등 수많은 논란과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에 대해 언론사에 대한 취재 거부를 넘어 기자에 대한 폭행 사태는 대구시의 언론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사건이자 대구시 스스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퇴행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적대적인 반인권적 언론에 대한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단지 어느 한 부처와 현장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며, 홍준표 시장의 언론관이 홍준표 시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사회에 심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낸 상징적인 반인권적 반민주적 폭거이자 사건이다.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홍준표 시장은 끊임없이 언론의 자유를 부정해 왔다. 특정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고, 언론사 관계자를 고발하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비난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의 연속이었다. 예컨대 대구MBC는 취재 거부를 넘어 고소 사태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연합뉴스는 구독을 끊는 등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은 갈수록 심화하더니, 급기야 취재 활동에 대한 방해를 넘어 공무원에 의해서 직접 취재 기자를 폭행한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한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홍준표 시장과 대구 행정의 반민주적 반인권적 언론관은 재정이 열악한 지역 언론으로서는 대구시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대구시에 관한 비판 기사를 스스로 검열하고 쓸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언론을 노골적으로 탄압한 홍준표 시장과 대구 행정은 결국 시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대구 시정과 행정의 전횡과 독주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이다. 언론의 취재는 언제나 자유롭게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언론의 자유는 단순히 언론사와 기자의 자유가 아니다. 시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다. 이번 기자 폭행, 기물 파손 사태에 대해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대구 지역 인권시민단체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마지막 요구는 함께 외쳐주시겠습니다.
하나, 홍준표 시장과 관계자는 기자 폭행과 기물 파손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에 대해서 즉각 사과하라.
하나,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기자를 폭행한 관계자들을 징계하라.
하나,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
2024년 5월 20일,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의 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