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현재 최저임금은 9,860원입니다. 한 시간 일하면 아무리 적어도 9,860원은 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노동상담소와 경북대 학생 모임인 오버더블랭크가 대학생과 청년 1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5.4%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고, 35.9%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편의점에서 일하는 대학생과 청년의 경우 열 명 중 세 명이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았고, 열 명 중 네 명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답해, 편의점에서의 노동 환경이 더 열악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청년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에 해당하는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동 당국의 철저한 근로감독을 촉구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신은정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수석 부본부장
경북대학교 내 학생과 인근 청년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동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상담 사례 중 다수의 청년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일한 경험이 있다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고, 또 특정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노동상담소를 비롯하여 상담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던 경북대학교 비정규교수노조, 학생 모임인 오버더블랭크가 긴급하게 5월 13일부터 2주간 청년, 대학생 노동 실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실태 조사 결과는 심각했습니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단시간 노동 일을 한다고 할지라도 근로계약서 작성은 의무입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35.9%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습니다. 그러나 기간제 단시간 근로계약서를 미작성하면 과태료 처분에 그칩니다.
이러한 제도의 차이를 악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저임금 위반 또한 응답자의 15.4%가 경험하였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2년, 23년은 20% 정도로 동일하였지만 올해 24년도가 60%에 달한다는 것은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 업종에 있어서 확대되고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최저임금 위반 업종이 또 그중에서도 73%가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소매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청년들 사이에는 대구·경북 편의점 점주들이 담합해서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다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합니다.
혹자는 편의점 업주, 점주들도 너무 힘들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입을 가져가는 점주도 있다며 상황을 합리화하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거대 편의점 체인을 거느린 대기업이 점주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쟁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면서 그 후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게 하면서 적자를 메우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임금 체불을 임금 절도로 취급합니다. 그 정도로 임금은 줘도 되고 안 주면 미안한 것이 아닙니다. 노동에 대한 당연한 대가로 노동자의 재산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임금을 체불하는 것은 강제로 혹은 고의로 노동자의 재산을 갈취하는 중한 범죄로 취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르바이트라는 단시간 노동으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청년 중 52.3%가, 저희 결과에 의하면 52.3%가 최저임금 위반, 근로계약서 미작성, 노동조건의 불리한 처우를 경험하였다고 답하였습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법을 경험하면서 사회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이러한 실태를 대구고용노동청에 전달할 것입니다.
나아가 최저임금 사각지대를 없애고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