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엄태항 봉화군수가 4년 전 당선 직후로 추정되는 2018년, 지인의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에 관여했다가 지인의 돈을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최근 사기죄로 고소당했습니다.
엄 군수는 사실무근이고, 당선 전에 지인을 도와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기자▶
봉화에서 농사를 짓는 78살 김 모 씨.
나이가 들면서 농사일이 쉽지 않아, 4년 전 호형호제하던 엄태항 군수와 논의해, 집 뒤편에 본인과 아내 명의로 태양광 발전시설 두 곳을 짓기로 했습니다.
엄 군수가 지난 2018년 선거에 당선된 직후의 일이었다는 주장입니다.
◀김00 봉화군▶
"그때 군수 공약이 태양광 하겠다고 말을 했거든요. 그때 태양광 좋다 그래서 부탁을 했지요. 나도 했으면 좋겠다···"
엄 군수가 공사 일체를 책임지기로 하고, 완공되면 자신이 대출을 받고 또 만 제곱미터, 3천여 평가량의 농지로 공사비로 갈음하기로 했습니다.
◀김00 봉화군▶
"(엄태항 군수가) 친하니까 해주겠다. 대신 1메가와트, 천 킬로와트를 형님(김00) 미리 해주고, 또 1메가와트, 천 킬로와트는 다음에 내(엄 군수 본인)가 하겠다···"
그런데 공사가 끝난 2021년 9월부터 문제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의 태양광 시설 토목공사를 맡았던 업자가 공사대금을 절반 넘게 못 받았다며 채무 독촉장을 보내왔습니다.
업자가 받지 못했다며 요구한 공사비 잔금은 3억 원 정도.
김 씨는 은행 대출금 12억 4천여만 원이 들어있는 통장까지 엄 군수에게 맡기며 공사 일체를 의뢰했는데, 엄 군수의 아들이 통장을 관리하며 공사대금을 업자에게 주지 않은 겁니다.
◀태양광 시설 공사업자▶
"'(혹시 김00 씨) 돈을 군수님이 가져가 간 것 아닙니까' 했더니 안 가져갔다 하시더라고요. 내가 (군수 아들이 가져간 걸) 확인까지 다 했는데 안 가져갔다 하더라고. 자제 분(엄 군수 아들)한테 얘기해봐도 마찬가지야."
졸지에 공사비를 떼먹은 꼴이 된 김 씨는 엄 군수 아들에게 공사비 명세서를 요구했지만 의문투성이였습니다.
김 씨는 엄 군수의 아들이 자신의 태양광 시설 공사비를 부풀려서 가져간 게 아니냐고 따졌지만, 엄 군수 측은 지급이 미뤄졌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엄00 엄태항 봉화군수 아들▶
"워낙 아버지랑 막역하고 앞집에 살았고··· 명세서라고 정확히 준 게 아니라 공사비를 필요하면 모자란 걸 내가 다 대고, 그 대신 나중에 땅을 주(받)겠다 (약속했어요.)"
◀엄태항 봉화군수▶
"제가 (김 씨가) 옆집(이웃)에 있는데, 도와주라고 한 얘기밖에 없어요. 도와주라 한 얘기밖에 없고 그 외에 진행 상황이나 이런 거는 제가 아는 게 없습니다."
엄 군수의 부탁을 받고 김 씨의 태양광 시설 토목공사를 했던 업자는, 엄 군수와 그 아들이 중간에서 돈을 착복한 걸로 의심된다며 두 사람을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CG 황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