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41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대구 수성구 일부 지역에서는 두 달 전보다 2, 3억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내놓아도 문의조차 뜸하다고 합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100을 기준으로 사려는 사람이 팔려고 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100보다 크고,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으면 100보다 적은 숫자가 되는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전국 평균은 87.8이고 대구는 71.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대구 아파트값, 계속 떨어질까요?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여기에다 새 아파트는 더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까지 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6만 3천여 가구인데요,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많다고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지, 송원배 대구·경북 부동산학회 이사에게 들어봤습니다.
Q. 조정 대상 지역 해제됐는데 아파트값 왜 떨어지나?
지난 6월에 대구가 조정 대상 지역에서 해제가 됐죠. 많은 사람이 조정 대상 지역이 해제되면 거래가 조금 더 활성화하고 가격도 더 이상은 떨어지지 않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조정 대상 지역 해제는 됐습니다마는 우리 시민들이 원하는 만큼 거래가 원활하지도 않았고, 또 가격이 안정세가 아니라 가격은 더 떨어지고 있는 거죠.
이거는 왜 그러냐 하면 조정 대상 지역 해제라는 것이 실수요자들에게는 그저 조금 숨통을 틔워 줄 정도의 수준이지, 이 조정 대상 지역을 해제해서 정부에서 우려했던 풍선 효과라든지 아니면 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는 사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수성구가 아직도 조정 대상 지역으로 남아 있기는 합니다마는 수성구 조정 대상 지역 해제가 또 필요한 거죠. 그거는 왜 그러냐 하면 실수요자들한테는 이 LTV 규제 제한이라든지 대출 건수 제한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남아 있는 수성구의 조정 대상 지역 해제가 필요한 부분이고요.
Q. 대구 아파트 공급 앞으로도 이어진다는데···
우선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도 조금 더 어려운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부동산은 금리에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금리에 따라서 부동산 투자도 줄게 되고 가격도 조금 안정되고 있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 내려가고 있죠.
그런데 우리 대구는 거기다 더해서 지난 수년 동안 아파트 공급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많았던 그 물량들이 이제 입주가 도래하는 거죠. 대구의 아파트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을 대경연구원에서는 한 1만 2천5백 세대라고 보고 있는데 올해도 입주 물량이 한 2만 1천 세대 됩니다.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3만 5천 세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입주 물량이 이렇게 풍부하니까 앞으로 가격이 조금 더 내려가거나 조정될 여지가 높다고 인식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제 입주 물량이 많다는 얘기는 앞으로 부동산 가격은 조정될 여지가 높다고 보이는 겁니다.
Q. 아파트 팔고 새 아파트로 이사 가려는데 왜 안 팔리나?
올해도 입주 예정 물량이 2만 1천 세대, 내년에는 3만 5천 세대가 있는데 이 새 아파트에 분양받은 개인이 이사를 들어가려고 하면 기존의 주택을 매매하고 가거나 아니면 처분하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새 아파트도 잘 안 팔리고 있고 기존의 아파트도 안 팔리고 있으니까 이 두 군데 물량이 다 나와 있습니다. 하도 답답하다 보니까 둘 중에 어디라도 먼저 팔리면 팔리는 거 따라서 남아있는 거에 이사 가면 되거든요?
이렇게 물량이 쏟아지고 나니까 실제로 살 수요자들은 오히려 관망세에 접어드는 거죠. 물량이 이렇게 풍부한데 지금 내가 서둘러서 살 이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답답한 상황이고 살 사람 입장에서는 좀 굉장히 느긋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장 가격 이하, 이런 급매까지 내놓고 있는 거죠.
Q. 부동산 시장과 대구 경제의 관계는?
대구가 어려웠던 적이, 오늘만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과거를 거슬러 가게 되면 우리가 IMF를 한번 겪어봤었고요, 또 세계 금융위기도 겪어봤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가 입주 물량 3만 세대 넘어가는 게 IMF 때 한 번 있었고요, 2008년 금융위기 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년에 다시 또 입주 물량 3만 세대가 넘어가는 상황에 처해지는 건데요.
그런 시장이 우리가 과거 도래됐을 적에 대구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서 단순히 부동산 하나에 그치지 않고 대구의 금융과 모든 산업까지도 영향을 다 미치더라 이거죠. 그래서 부동산은 우리 지역에서 그냥 주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 산업 전반적인 문제다, 이게 다 깔려 있고요. 또 거기에다가 대구 인구가 250만 도시에서 이제 238만 도시로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지 않습니까?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는 대구의 수요가 그만큼 충족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입주 물량을 감안해 보면 대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더 커질 수가 있다. 그래서 더 악화하기 전에 우리가 부동산 규제 완화를 서둘러서 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중앙정부에서 보게 되면, 전체로 놓고 보면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으로 아주 큰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지금 규제 완화를 시켜주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대구는 어려운 건 정말 맞기는 합니다마는 아직도 수도권을 놓고 보게 되면 자칫 잘못 규제를 완화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구가 어렵기는 한데 우리 대구 전체를 놓고 보게 되면 지금 취득세 중과세 완화라든지 또 대출 건수 허용, 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허용, 거기다가 지금 우리가 대구 지역에도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고 전국의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 대구인데도 불구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 3년에 묶여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시장에 좀 활성화가 되고 거래가 되려고 하면 분양권 전매 허용을 통해서 거래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는 거죠.
Q. 아파트값 계속 떨어질까?
시장이 하락한다고 해서 모든 가치가 다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지역에 내가 원하는 아파트를 싸게 사고 싶죠. 그렇지만 그 아파트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다 싸지는 건 아닙니다. 실수요자 입장이라면은 지금도 입주하는 아파트는 현재 가격이 가장 저렴한 가격일 수가 있습니다. 이 입주가 안정되고 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가격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습니다.
지금 입주하는 시점이 가장 저렴한 금액이지 오히려 입주가 다 완료되고 나면 가격이 안정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시장 전체가 어렵다고 해서 모든 아파트가 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내 여건에 맞는 입지라든지 또 자녀 학교라든지 이런 거를 다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영상편집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