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하면서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사라지니까 교육여건이 되는 곳을 찾아 주민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여러 교육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교생이 13명인 고령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학년에 따라 학생이 5명이 있기도 하지만 한 명도 없는 학년도 있습니다.
학생이 적은 4학년과 5학년은 한 개 반으로 복식 수업을 해왔는데 얼마 전 1명이 전학 가면서 학생 1명과 교사 1명이 1대1 수업을 합니다.
놀이나 체험 중심의 수업은 할 수 있지만 반별 단체 활동은 어렵습니다.
체육수업은 전교생이 다 함께, 인형극 같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다른 지역 유치원 아이들까지 함께 관람하기도 합니다.
◀정윤선 고령 운수초등학교 5학년▶
"아쉬운 거는요. 친구들이 너무 없고요. 맨날 혼자 있는 것, 그리고 좋은 건 선생님께서 저만 가르치시니까 더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전교생 13명 가운데 5명은 학교 인근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날마다 학교 버스로 통학합니다.
2019년부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작은 학교로는 주소지와 관계없이 입학이나 전학이 가능한 자유 학구제를 도입해 그나마 학생이 늘어난 겁니다.
◀김재환 고령 운수초등학교 교무부장▶
"모둠 학습이라든가 협동 학습 같은 수업을 하기가 힘듭니다. 학년 통합수업이라든가 학년 통합 전체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서 학생들이 학반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들을 제공하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40년 동안 경북에서만 통폐합으로 사라진 초·중·고등학교는 953개.
교육 당국은 작은 학교로의 전학을 유도하기 위해 최근 4년간 50억 원 이상 지원했지만, 인구 감소와 도시 집중화로 오히려 통폐합 대상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송영호 경북교육청 정책혁신과▶
"유입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학교에서 통학 택시를 제공하거나 교통비 지원이나 인근 학교와 통학 차량을 공동 이용하게 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농산어촌 고령화가 교육환경을 더 나쁘게 하고 학교는 사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