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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연극인들이 만든 연극 '장수탕 친구들'

◀앵커▶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씨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대구에서도 70대를 훌쩍 넘긴 원로 연극인들이 50년 안팎의 탄탄한 연기 경력을 바탕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지내온 일상의 소중함을 그려낸 연극 '장수탕 친구들' 연습 현장을 양관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연극 '장수탕 친구들'은 장수탕 찜질방에 모인 4명의 주인공이 과거를 추억하며 때를 씻어내듯 마음속 감정을 해소한다는 주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황혼에 접어든 6.70대 친구들은 저마다 아픈 기억과 상처를 가슴 속에서 꺼내 듭니다.

◀김치국 역할 김태석▶
"이혼해 자식들과 생이별해 암까지 걸렸는데, 날 보고 복이 많다고? 참. 야, 우리 이거 (딱지치기)나 한 번 하자."

장수탕의 터줏대감 '옥순'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자식들, 남편의 환영을 바라보며 팍팍한 삶을 버티고 있습니다.

◀옥순 역할 김진희▶
"(허공을 보며) 어서 올라가 쉬어요."

◀장광수 역할 채치민▶
"목욕탕에 손님이 없으니까 헛것이 보이나 보네, 아 힘들어서 일을 못 하겠네"

이들의 굴곡 많은 삶은 뜻밖에도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자전거 타기' 같은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위안을 받습니다.

◀장광수 역할 채치민▶
"가자, 두두두둥, 저기 봐라 시외버스 터미널 보인다. 옥순아, 옥순아, 저기 우리 학교도 보이네."

◀옥순 역할 김진희▶
"(전봇대 조심해라) 알았다"

현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추억과 가족, 친구 등 세월 속에 잊힌 우리의 일상이라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국희 연출 장수탕 친구들▶
"과거의 어떤 기억들과 그 출발점에서 본인의 어떤 상처를 다독거리는 과정이 동심의 세계로 보여주면 좋겠다."

세월이 흘러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굵은 주름이 잡힌 배우들은 50년간 쌓인 노련한 연기와 내공을 한껏 발산할 준비를 갖췄습니다.

◀최장수 역할 홍문종▶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 본 순간···."

올해 81세의 김삼일 씨를 비롯해 74세의 홍문종 씨, 71세 채치민 씨, 64세의 김태석 씨는 연극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온 연극사의 산증인들입니다.

◀김삼일(81세) 의사 역할▶
"역사도 100년이 넘으니까 대구경북 연극이. 그런데 하나의 역할을 나이 많은 사람들이 해야 되겠다 이거죠."

대구연극협회가 청춘연극제의 일환으로 제작한 '장수탕 친구들'은 2월 25일부터 사흘 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 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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