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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홍색 어린이용 가방 안에 든 것은···공항 검색대 마약류·해외 음식물 적발 큰 폭 증가


대담해지는 마약 밀수
2023년 5월 인천국제공항 세관은 수상한 국제 특송화물을 발견합니다.

분홍색 어린이용 가방 안에는 대마와 환각버섯 성분이 든 각종 사탕과 젤리 등이 1.5킬로그램이나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포장 화물은 받는 사람의 주소지가 대구였고 사건 조사는 대구본부세관으로 넘어왔습니다.

대구본부세관이 수취 전화번호, 즉 받는 사람의 휴대전화 연락처를 조사했더니 그 휴대전화는 일명 '대포폰'이었고 영장을 발부받아 그 화물의 수취 주소지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은 테이프로 감긴 손가락 크기의 물건을 뜯어 내용물을 조사했더니 필로폰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포폰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국제특송 화물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국제특송 화물은 불가리아에서 오기로 돼 있는 물건이었고 불가리아 세관과 공조해서 그 화물을 인계받았는데, 엑스터시 1억 2천만 원어치가 들어있었습니다.

대구본부세관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마약 총책인 A 씨를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하고 국내 판매책 두 명은 대구지방검찰청으로 넘겼습니다.

또 지난 4월 5일에는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 2만 5천 톤급 화물선에서 코카인 28킬로그램을 적발했습니다.

코카인 28킬로그램은 94만 명의 투약분으로 14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양입니다.

대구본부세관은 사건을 대구지검으로 넘겼고 대구지검은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대구지방검찰청
사진 제공 대구지방검찰청
국제특송과 씨체스트
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소량의 마약은 주로 국제 특송화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소포장 된 국제특송 화물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용 가방이나 유아용품 등에 교묘하게 숨겨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마약의 대량 밀수는 4월 5일 울산 온산항에서 발견된 것처럼 주로 배편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씨체스트(Sea Chest)라고 해서 선박은 균형을 잡기 위해 선박 아랫부분을 바닷물로 채우는데 이번에 적발된 마약은 밀봉된 채 씨체스트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세관은 특히 국제특송 화물이나 화물선 또는 여객선의 씨체스트 등 선박 구석을 조사하는 검색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도 몰래' 마약 반입
2019년 265만 명을 넘어섰던 대구국제공항 여행객 수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만 2천 명까지 줄었다가 2023년 114만 명에 이어 2024년 들어서도 조금씩 다시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항 검색대 적발 건수는 2024년 1분기에만 9백 건을 넘어서면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410% 넘게 증가했습니다.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만 달러 이상을 가지고 입출국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있지만 대마 같은 마약류 적발 역시 늘고 있습니다.

임종덕 대구본부세관 여행자 통관 과장은 "태국 같은 경우는 대마초가 합법화됐습니다. 대마가 함유된 젤리라든지 설탕이라든지 이것을 모르고 구매해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도 국내법에 의해서 처벌받게 되거든요."라고 밝혔습니다.

외국 유명상표의 과자류를 한 봉지 사 왔는데 알고 보니 대마 성분이 들어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제일 많이 적발되는 것은 농수축산물인데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열대과일과 돼지고기 같은 육류들이 많이 적발된다고 합니다.

주홍영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은 "식재료 등은 국내에서도 마트에서 잘 보시다 보니 큰 문제가 안 될 거로 생각하고 가지고 오시거든요. 그런데 이런 물건들은 우리 맨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무수히 많은 병해충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라면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특히 귀국 전 해외공항에서 먹다 남은 것을 싸 오든지, 기내식을 덜 먹고 가지고 들어오는 것도 적발 대상이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세관과 검역본부는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숙지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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