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인데 벌써 참외가 나왔다고?"
참외는 2월 하순이나 3월에 많이 볼 수 있는 과채류인데요.
그런데, 1월 초인데 벌써 참외가 나왔다고?
네! 그렇습니다. 참외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장 경북 성주군에서는 벌써 참외 수확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북 성주군의 안내를 받아 2025년 성주 참외 첫 출하 농장을 다녀왔습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의 들녘은 비닐하우스 천지
기자가 경북 성주군 월항면을 찾은 것은 2025년 1월 8일이었습니다.
들녘 어디를 둘러봐도 비닐하우스 천지였습니다.
드론을 띄워보니 줄지어 늘어선 비닐하우스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농민의 안내를 받아 참외가 가장 잘 익었다는 비닐하우스 한 곳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영하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싱그럽게 자란 푸른 덩굴 사이로 노랗고 탐스러운 참외가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농민 3명이 덩굴을 헤집은 지 불과 몇 분 만에 두 소쿠리의 참외를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한두 달이나 빠른 수확이 가능했던 이유는?
경북 성주군의 담당 부서에 물어보니 고온성 작물인 참외는 겨울에 촉성 재배하면 뿌리의 신장이 떨어져 비교적 저온에서도 뿌리 자람이 왕성한 호박과 접목해 재배한다고 합니다.
이 농가의 경우 2024년 10월 3일에 접목을 하고, 2024년 10월 20일에 정식, 그러니까 아주심기를 했다고 합니다.
남들보다 한두 달은 빠르게 서두른 덕분에 2025년 첫 수확의 기쁨도 가장 먼저 누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참외 농사를 20년 이상 지었다는 이 농민은 빠른 수확을 위해 제철을 앞서가다 보니 우여곡절이 더욱 많았던 터라 감사한 마음도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배선호 성주군 월항면 "기분이야 너무너무 좋죠. 고생한 보람도 있고요. 지금 이 시기에 참외가 나오려면 더운 시기와 추운 시기를 다 겪어야 해요. 그 겪어 온 과정이 보람이 있어서 여러모로 고맙고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지금 이 시기에 수확하게 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
경북 성주군의 참외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전국에서 압도적인 1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으로 전국의 참외 재배 면적은 4,200여 헥타르입니다.
이 가운데 경북은 3,900여 헥타르로 압도적인 1위인데, 경북에서 성주군이 차지하는 면적이 3,300여 헥타르나 됩니다.
경북 성주군의 연간 참외 생산량은 18만여 톤에 달하는데, 정확한 비교는 힘듭니다만, 전국 생산량의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외가 많이 출하되는 시기는 2월 하순이나 3월입니다"
경북 성주군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에 물어보니 성주 참외는 보통 2월 하순이나 3월에 많이 출하됩니다.
그런데 육묘와 아주심기 시기에 일조량 등 날씨가 좋아 지금까지 생육 상태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처럼 날씨가 도와주고 병해충 방제만 잘 한다면 2025년에도 조수입 6천억 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김주섭 소장은 "성주 참외는 보통 11월에 모종을 키우는 육묘를 하고, 12월에 아주심기를 하는 데, 2024년 11월과 12월에 날씨가 상당히 좋아서 지금까지의 생육은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라고 했습니다.
"몇 해 전부터 농민들을 괴롭혀 온 담배가루이 같은 병해충 방제에 신경을 쓴다면 경북 성주군의 2025년 참외 조수입(경비를 빼기 전 수입)은 3년 연속으로 6천억 원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참고로 경북 성주군이 참외로 올렸다고 밝힌 조수입은 2022년 5,763억 원에서 2023년 6,014억 원, 2024년 6,200억 원으로 해마다 상승세를 보입니다.
김주섭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일조가 좋고 기후만 좀 받쳐 주면, 저희가 2024년에 조수입 6천200억 원을 달성했는데, 2025년에는 날씨만 괜찮아 주면 그 이상을 상회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목표는 7천억 원 시대를 최대한 앞당기는 겁니다."
경북 성주군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성주군에서는 참외 재배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혁신 운동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통 혁신을 위해서 참외 포장과 판매 단위를 10킬로그램에서 7.5킬로그램이나 5킬로그램으로 줄이는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참외에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참외 액비 활용도도 높이는 등 경영비 절감 노력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북 성주군은 농민들의 이런 자발적인 노력에 화답하기 위해서 시설 현대화와 저급 참외 유통 차단, 유통 다변화 지원에 계속 힘을 쏟아 조수입 7천억 원 시대를 최대 앞당길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병환 성주군수 "5년 이내에 참외 조수입 7천억 원 시대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한 스마트 농장화와 유통 혁신, 수출 이런 것을 통해서 우리 성주 참외가 세계적인 명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특단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한파 속에서도 성주군의 들녘에서는 참외 수확으로 2025년 새해를 뜨겁게 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