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도소 안에 갇혀있는 재소자가 교도관에게 돈을 주고 교도소 안에서 휴대전화까지 쓰며 특별대우를 받았다.
영화 얘기가 아닙니다.
포항교도소에서 발생한 이 '영화 같은 일'에 대해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7년, 횡령과 특수 공갈 죄로 포항교도소에 수감된 박 모 씨.
한때 사업을 하며 언론사로부터 CEO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박 모 씨(2015 OOO 마케팅혁신 CEO 대상) ▶
"대한민국 고객님들이 다 알 수 있도록 홍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방을 썼던 재소자는 박 씨가 교도소 안에서도 재력을 과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재소자 A 씨▶
" '주식도 수백억씩 가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자기를 얘기한 겁니다. (다른 재소자들에게) 30만 원, 50만 원 영치금을 막 보내주고···."
그러면서 박 씨가 교도소 안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도 털어놨습니다.
◀당시 재소자 A 씨 ▶
"(운동시간에) 저희는 다 나가게 하고 주임(교도관)이 와가지고 둘이서 면담을 한다고 하면 휴대폰을 들고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전화를 쓰게 하고···."
이런 편의를 제공한 건 포항교도소 교도관 정 모 씨로 추정되는데, 정 교도관은 스스로 재소자 박 씨 측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입금 받은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교도관 정 씨(당시 재소자 A 씨 통화)▶
""제가 중간에 받은 게···." <7백만 원씩 다섯 번 받은 게 3천5백만 원이고> "3천5백 하고···."
또 현금을 직접 상납 받은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재소자 박 씨 지인 ▶
"(현금으로도) 2백만 원씩 해서 매달 지급했었습니다. 커피숍에서 만난 적도 있고 집 앞 차에서 꺼내서 봉투에 조용히 담아서 준 적도 있고···."
이 같은 돈거래 내역은 박 씨가 교도소에서 직접 쓴 다이어리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교도관 정 씨는 최근 본인의 비위 의혹에 대해 법무부에 자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기자와의 통화에서 관련 자료를 법무부에 제출했으며, 성실히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는 교도관 정 씨와 재소자를 불러 조사를 시작하는 등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