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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탄핵이 좋다"가 정치적 선동?···구미시, 이승환 콘서트 취소

12월 25일 경북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수 이승환 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가 취소됐습니다. 이승환 씨는 12월 13일 국회 앞 대통령 탄핵 촛불 문화제에서 공연을 했는데요, 보수단체들은 이를 문제 삼아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집회를 벌였습니다.

결국 김장호 구미시장은 1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환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는데요, 김 시장은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라며 대관 취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즉, 구미에서 콘서트를 할 때 '탄핵' 등 정치적인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관 하루 전 취소를 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승환 씨는 "구미시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대관 취소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법적 대응을 시사했는데요, 김장호 구미시장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장호 구미시장
존경하는 41만 구미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구미시장 김장호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수 이승환 씨의 35주년 콘서트 'HEAVEN' 공연과 관련하여 구미시의 공식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구미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하여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운영 조례 제9조에 따라 이번 공연의 대관을 취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09시에 취소 공문을 발송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예매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그간 추진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24년 7월 31일 (주)하늘이엔티 기획사로부터 이승환 씨 콘서트와 관련한 대관 신청이 있어 같은 날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사용 허가를 통보한 바 있습니다.

허가 기간은 24일, 25일 이틀입니다. 공연은 25일 17시에 하루 있고 한 번 있고 무대 설치를 위해서 아마 이틀간 허가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됩니다.

그 이후에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등 국가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가수 이승환 씨는 국회 앞 촛불 문화제에 직접 나가서 공연을 하겠다고 SNS 등에 예고하였고, 실제로 12월 13일 국회 앞 탄핵 촉구 촛불 문화제에 직접 참여하여 공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미시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 구미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구미시 공연이 혹여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다시 강조하는 공문을 12월 10일 발송하였고, 참고 뒤에 보시면 뒤편에 '정치적 선동 등 이렇게 위반 시 공연 및 행사 중에도 취소할 수 있으며'라는 허가 조건이 있습니다.

동시에 유선상으로도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서 정치적 선동 자제를 협조 요청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환 씨는 12월 14일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당일 수원시 공연에서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승환 씨의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정치적 언급에 대해 구미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연 취소를 요구하고 지난 19일, 20일 양일간 두 차례 집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구미시는 이승환 씨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반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 등으로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미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지역의 민간 전문가, 대학 교수의 자문을 들은 바 있고, 또한 낭만축제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구미시는 문화예술회관 운영 조례 제9조와 제9조 1항 6호에 따라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허가 취소, 사용 정지, 변경, 기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는바, 이 조항에 따라 12월 20일 첫째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둘째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 씨에게 협조 요청을 보냈습니다.

이는 공연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구미시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승환 씨의 공연을 지속하면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서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 대신에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 왔습니다.

오히려 가수 이승환 씨는 구미시의 이러한 시민 안전에 대한 협조 요청에 서약하지 않는 대신에 본인의 SNS 등을 통해서 '현수막 폰트 너무 무서워요' '내 인스타가 안 이뻐지고 있어요' '왜 저분들은 미적 감각도 없을까요?' 또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요.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 단체 여러분' 등 문구 해석에 따라서는 시민단체의 조롱과 냉소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구미시장으로서는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운영 조례 시행규칙 허가 조건 등과 두 차례의 자문 및 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사숙고하였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첫째, 순수 예술 공연장이라는 문화예술회관의 설립 취지, 둘째, 가수 이승환 측에서는 최소한의 정치적 선동 및 오해를 살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겠다는 서약서 날인을 거절한 점, 셋째,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시민단체의 집회와 25일 공연 당일에도 전국에서 버스 동원 등으로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예상되는 정보가 접수되고 있어 공연 중 혹여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구미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조례 제9조에 따라 대관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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