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의 대관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탄핵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던 이승환 씨 공연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와 충돌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인데요.
하지만 대관 취소 전 구미시가 이승환 씨에게 요구한 정치적 언행 제한 서약서를 두고 논란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가 12월 20일 가수 이승환 씨와 기획사에 서명하라고 보낸 서약서입니다.
안전 인력을 배치한다는 항목 아래에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이승환 씨는 서명을 거절했고, 구미시는 공연을 이틀 앞둔 12월 23일 대관을 취소했습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가수 이승환 씨가 또 정치적 발언을 하면 보수단체와 충돌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김장호 구미시장▶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이승환 씨의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앞서 보수단체들은 이승환 씨의 촛불문화제 공연을 문제 삼으며 구미 콘서트를 취소하라고 요구해 왔고, 공연 당일에도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이승환 씨는 SNS를 통해 공연 참석자에게 '반대 집회를 자극하지 말라' 안내했고 현장 경호 인력도 늘리기로 했다며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미시청 홈페이지와 SNS에는 '부끄럽다', '손해배상은 구미 시민 세금으로 할 거냐?', '이승환 콘서트 대관을 승인하라'는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