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10월 11일 오전 6시부터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 분회는 실질 임금 인상과 간호사를 비롯한 필수 의료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악 반대 등을 요구해 왔는데요, 10일 임금 단체 협약 최종 교섭이 결렬되면서 결국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2015년 이후 8년 만의 파업인데요, 이들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극단으로 내몰아 병원을 떠나게 하고, 이에 따라 의료 질이 떨어지면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지만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공공의료 강화 대신 과잉 진료를 유발할 직무 성과급제를 도입하려는 등 의료 공공성을 약화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파업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파업 첫날 출정식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현정희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위원장
지금도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으로 인력을 짜고 또 짜고 있는데 여기에서 인력을 더 충원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인력을 줄이라고 합니다. 아픈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다가 뺑뺑이 돌면서 죽어가고 있는데, 병원 인력을 줄이면 그 환자들의 목숨은 누가 책임집니까?
병원 노동자들한테 임금도 삭감하라고 합니다. 아니, 동지들, 임금은 삭감이 아니라 그래도 조금 준다고 하는데 왜 위원장은 삭감이라고 할까? 잠시 의아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실질임금은 삭감이 맞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기재부 장관이 내뱉는 임금 인상 그 이상을 한 번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올해도 정부가 내놓은 임금 인상 몇 %입니까? 몇 %입니까?
(1.7%)
예, 3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치솟았는지 기재부 장관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교육부 장관, 복지부 장관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1.7%만 받고 살라고 합니다. 우리가 정확히 계산을 해봤는데 정부 통계를 근거로 계산을 해봐도 3년 동안 임금이 8% 삭감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실제로 8%를 올려도 우리의 임금은 동결이나 마찬가지인데 1.7% 받고 살라고 하는데 동지들 살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예, 살 수 없습니다. 간호사들보고 천사라고 하는데 천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먹고살 임금 줘야지 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지금 현재 경대병원을 찾는 환자 보호자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건강보험, 이명박도 박근혜도 건강보험 보장성은 늘렸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 들어서 건강보험이 만들어진 최초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시켰습니다. 동지들도 환자들한테 문의를 받을 것입니다. 왜 MRI가 보험이 안 돼요? 작년에 됐던 초음파는 왜 보험이 안 돼요? 이런 질문 받으셨죠?
(네)
윤석열 정권이 MRI 초음파 보험을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보험료는 매년 올라가는데 왜 MRI 초음파 보험 적용 축소합니까? 누구 마음대로 축소합니까?
이제 건강보험 축소에 이어 연금마저 더 내고 덜 받게 하겠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우리 부모님들 노후를 책임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 자식들한테 저의 노후를 책임지라고 얘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로지 나이 드신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퇴직하면 바라볼 수 있는 게 연금밖에 없는데 연금을 18%씩 더 내라고 하면서 연금 받는 나이는 68세로 늘리고 연금 금액은 더 줄이겠다고 합니다. 이런 정권에 맞서 공공운수노조는 공동 파업을 결의했는데 동지들도 동의하셨죠?
(네)
그래서 우리는 공동 파업을 결의했고 지난 9월 철도노조부터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기재부, 국토부가 노조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공공운수노조 공동 파업에 약간 기가 죽었는지 철도노조에게 고속철도 통합 관련해서 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0월 공동 파업이 개시가 되기도 전에 건강보험공단 노조와 어제 부산지하철 노조는 노조 안을 대부분 수용하여 파업 전에 타결하였습니다. 이제 경대병원이 오늘 파업에 돌입하면서 경대병원도 병원장이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동지들의 투쟁으로 동지들의 요구가 대부분 쟁취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동지들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