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 대회는 아직까지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개정된 규칙 등으로 전체 판도를 흔들 변수가 적지 않습니다.
당권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한 상황입니다.
현재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입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해임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공개 반박과 공개 사과 이후, 장고에 들어간 나경원 전 의원이 설 연휴가 끝난 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당 대회 판세는 요동칠 수 있습니다.
설 연휴 이후, 나 전 의원이 보수의 상징이라 할만한 장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나 전 의원 측근의 말이 나온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여전히 여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선두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설 연휴가 끝난 이후 나 전 의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보수정당 대표 선거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결선 투표제'도 주요 변수 중 하나입니다.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선두권에서 다자 구도가 형성된다면, 당원들의 표가 분산돼 과반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도 현저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대세론을 내세우며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단판에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1,2위 간 진검 승부, 정면 승부를 통해 당권을 충분히 거머쥘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자기 페이스북에 결선투표에서 본인과 김기현, 나경원 의원 간의 결선 투표가 성사됐을 경우, 자신이 1위를 차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한 바 있습니다.
특히 안 의원은 최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잇따라 방문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당내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 이후 급증한 신규 당원의 선택도 당권 주자의 희비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직전 전당대회가 열린 2021년 6월 28만 명 수준이던 책임당원 수가 지난해 12월 기준 80만 명으로, 불과 1년 반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책임 당원들의 전당대회 투표율도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설 명절 연휴를 거치며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변수로 꼽힙니다.
당권 출마를 고심 중인 '비윤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경우, 전체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대구의 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오는 2월 초까지는 자신의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