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랜 시간 공들여 겨우 싹을 틔운 경북 포항의 동계 스포츠 역량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포항에 하나뿐인 사설 빙상장이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 신고를 한 데 이어, 남구 오천읍에 추진 중이던 공공 빙상장 건립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이규설 기잡니다.
◀기자▶
건물 3층에 아이스하키팀 간판이 보입니다.
현재 경북 제1 도시 포항에서 운영 중인 유일한 빙상장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아이스하키 꿈나무들이 기본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현수호(7살)▶
"아이스하키 너무 재미있어요.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이곳 미니 빙상장의 규모는 길이 20m에 폭은 10m.
정규 빙상장의 1/9 크기로 초등학생만 돼도 제대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지 않습니다.
◀박재연 아이스하키 감독▶
"(정규 빙상장 찾아) 울산, 대구, 구미 등 장소를 여러 군데를 다니는데 아이들 피로도도 있고 비용적인 면도 굉장히 많이 부담스러운 그런 상황입니다."
포항 유일의 빙상장이던 장성동 포항아이스링크는 경영상의 이유로 지난 6월 휴업에 들어갔다가 얼마 전 폐업 신고를 냈습니다.
포항시가 2026년 말 개관을 목표로 남구 오천읍에서 추진 중이던 공공 빙상장 건립 계획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재원 조달 계획 미비,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1월 행안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정득 과장 포항시 체육산업과▶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된 내용에 대해서 다시 한번 면밀하게 분석을 해서 다시 한번 빙상 수요에 맞게끔 검토 중에 있습니다."
포항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경북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동계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김산 코치가 이끄는 '팀킴'은 포항에서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를 양성해 왔습니다.
빙상장이 사라지면서 공들여 싹을 틔운 포항의 동계 스포츠 역량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겁니다.
◀최해윤 경북 아이스하키협회 회장▶
"포항 등 경북에 있는 친구들이 링크장이 지어짐으로 인해서 같이 링크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너무 좋을 것 같고 그렇게 해야 지역의 문화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남에만 3개, 전국에는 29개 공공 빙상장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북에는 의성 컬링장을 제외하고 공공 빙상장이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