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하는 엄마, 아빠들은 매일 아침 아이들과 등원, 등교 전쟁을 하느라 직장에 정시 출근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상북도가 중소기업의 '10시 출근제'를 비롯한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제 시행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가족 친화적인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 한 몸 챙기기도 바쁜 출근길.
'워킹대디' 정화수 씨의 아침은 더 빠르게 흐릅니다.
두 남매를 깨워 씻기고 먹이다 보면 등교 시간인 여덟 시가 코앞.
◀현장음▶
"지안이도 신발 신고"
"어린이집 안 가 버릴까"
"어린이집 가야 돼. 자, 신발 신어"
양손에 하나씩 아이 손을 부여잡고 등교 인파를 뚫고 학교로 향합니다.
늘 시간에 쫓기지만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걷는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정화수 직장인▶
"아침에 사실 바쁘죠.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하는데도··· 말을 잘 안 들을 때는 힘들 때도 있는데 이때가 제일 재밌을 때인 거 같아요."
아이가 교실로 들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것도 등굣길 일과 중 하나.
하지만 출근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6살 둘째를 차를 태워 20분 거리의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야, 아빠는 출근길에 오르는데 사무실 도착은 아홉 시를 훌쩍 넘깁니다.
◀정화수 직장인▶
"너무 좀 일찍 데려다줄 때 미안한 감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조금 늦게 출근하면 애를 좀 늦게 데려다줄 수 있으니까 그랬으면 할 때가 많죠."
경상북도가 '워킹맘', '워킹대디'의 '여유로운 출근길'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도내 중소기업이 초등 1학년에서 3학년 사이 자녀를 둔 근로자의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추거나, 반대로 퇴근을 한 시간 당기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제를 시행할 경우 경북도가 장려금을 지원합니다.
저출생과의 전쟁 선포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경북 광역새일센터와 업무 약정을 통해 한 달 시행 시 40만 원, 두 달 70만 원, 석 달은 백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단, 근로 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자의 임금 삭감이 없다는 조건을 전제로 지원합니다.
현행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 지원이 있지만, 신청 절차와 서류가 복잡하고 전자식 출퇴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에서는 신청이 어렵습니다.
◀최은정 경북도 여성아동정책관▶
"기업 내에 돌봄 문화를 좀 확산시키고 일·가정 양립의 제도를 갖다가 정착 시켜서 경상북도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필요하지 않나 해서 추진하려고 합니다"
경상북도는 2024년 4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