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수입 감소와 고교 무상교육 증액교부금,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의 일몰 등으로 전국 시도 교육청이 재정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10월 28일, 전국 시 ·도 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4조 2,746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2024년 예산 4조 85억 원보다 4.6% 늘어난 것이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예산 부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시작된 국세 수입 감소와 2024년 말로 예정된 고교 무상교육 증액교부금,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의 일몰 등으로 교부금 감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2025년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52억 6,700만 원으로 2024년 9,438억 9,800만 원보다 99.4% 삭감됐습니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2학기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돼 2021년부터 전면 시행됐습니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은 중앙정부가 47.5%, 교육청이 47.5%, 지방자치단체가 5%를 부담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4년 교육부는 ‘고등학교 등의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관한 특례’가 2024년 12월 31일 일몰되기 때문에 2025년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가 고교 무상교육 교부금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각 시도 교육청은 고교 무상교육을 중단할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연간 1인당 160만 원의 학비를 깎아주는 고교 무상교육이 갑자기 없어지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각 시도 교육청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간 약 1조 원에 이르는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4년 말에 역시 일몰 기한이 다가온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1조 5천억 원도 사라질 위기입니다.
이처럼 교육재정이 악화하고 있지만 인건비 증가와 초등 늘봄학교 확대 시행,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으로 각 교육청은 예산을 적게 편성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부족한 예산을 각종 기금에서 메울 예정입니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시설 환경개선 기금에서 2,500억 원,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에서 1,000억 원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2023년 1,400억 원을 이들 기금에서 내어다 쓴 대구시교육청은 2024년에도 3,600억 원을 기금에서 사용한 바 있습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 하반기에도 기획재정부의 세수 재추계로 교육부 교부금 2,000억 원이 감액되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교육청이 2025년에도 2024년 수준의 추가경정예산 1,600억 원을 기금에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이들 기금은 최대치에서 1/10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입니다.
2022년 말 기준 1조 1,900억 원이던 대구시교육청의 기금은 1,800억 원 정도만 남게 되며 2026년에는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정은 다른 시도 교육청도 마찬가지여서 교육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는 10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이들 교육감은 "일부 시도 교육청은 당장 지방채 발행까지 검토해야 하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