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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 살해' 형제에게 책 건넨 재판장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보라"

◀앵커▶

자신의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청소년에게 법원이 장기 12년, 단기 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형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생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재판장은 형제에게 책 한 권씩을 건네며 읽어보고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권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권윤수 기자▶

지난해(2021년) 8월 A 군은 대구 서구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함께 있던 할아버지도 살해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동생 17살 B군은 할머니 비명이 새지 않게 하려고 창문을 닫는 등 형을 도왔습니다.

할머니가 평소 A군에게 잔소리와 꾸지람을 많이 했다는 것이 범행동기였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A군이 13살 때부터 동생과 함께 조부모와 살았는데 조부모는 기초 생활 수급비를 받아 손자들을 키워왔습니다.

검찰은 A 군에 무기징역을 B 군에게 장기 12년, 단기 6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1부는 A 군에게 장기 12년, 단기 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의 패륜성을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분노가 쌓여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비교적 원만하게 학교생활을 해 교화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황형주 공보 판사/대구지방법원

"피고인들의 타고난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성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교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번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동생 B 군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형이 할아버지를 살해하려 하자 만류한 점 등이 고려됐습니다.

재판장은 형제에게 박완서 작가가 쓴 '자전거 도둑'이라는 책을 건네면서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보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C.G. 김종국)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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