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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지원금 66억 어디로?···빚까지 졌다

◀앵커▶
월성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는 대가로 원전과 인접한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은 지난 2015년 한수원으로부터 66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주민 추진위원회가 이 지원비로 풀빌라와 게스트 하우스를 지어 운영했는데, 2년 동안 주민들 통장에 입금된 수익금은 한 푼도 없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수익이 얼마나 났는지도 모른 채, 건물에 담보가 설정되는 바람에 빛까지 지게 됐습니다.

배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 원자력 발전소.

수명 종료를 앞둔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는 대가로 원전과 인접한 주민들은 지난 2015년 한수원으로부터 상생 협력지원금 66억 5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황분희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물론 위험하니깐 보상을 줬을 것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일반 공장들이 다른 도시 옆에 있다고 해서 주민들한테 돈 주고 하지는 안 하잖아."

원전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나아리 시범마을 추진위원회'가 이 지원비로 풀빌라와 게스트하우스를 지었습니다.

수익을 주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인데, 사업 초기부터 예산 집행을 둘러싼 잡음이 일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예산이 불투명하게 집행된다며 주민들의 집단 시위와 단식 투쟁이 잇따랐고 경찰 고소까지 이어졌습니다.

◀오종태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상당히 큰돈이잖아요. 그리고 이거(상생 협력지원금)는 한수원에서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세금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하는 게 최우선이겠죠."

풀빌라와 게스트하우스가 논란 끝에 완공은 됐지만 주민 통장에 들어온 수입금은 한 푼도 없습니다.

게다가 지원비로 지어진 건물엔 근저당권까지 설정됐습니다.

풀빌라에 2020년 27억 6천만 원, 게스트하우스에 5억 4천만 원, 주민들이 진 빚은 32억 4천만 원에 이릅니다.

◀김진선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정상적으로 못 갚으면 경매에 들어가거나 날리는 꼴이 안 오겠나 참 이거 참 아니다···이자가 이렇게 비싸게 올라가는데 과연 이걸 (추진위가) 어떻게 잘하고 있는가 참 걱정스럽죠."

주민들은 결산을 투명하게만 운영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정관에 따라 결산보고서 승인과 손실금 처리 등을 의논하기 위해 추진위는 매년 1회 정기총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정관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추진위를 총괄하는 마을 이장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주민을 모을 수 없었고, 검경 수사로 바빠지자 주민들이 총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고 만류했다고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 수익성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평생 만져 보지도 못할 거금 66억 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주민들은 빛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황분희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지금 원자력에서 나오는 돈으로 사업을 해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 돈만 다 날아가고. 주민들만 더 피폐해졌지. 하나도 주민들한테 돌아오는 건 없었다는 거지."

40여 년간 위험한 원전을 끼고 살아온 주민들, 원전만 바라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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