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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과태료? 내고 계속 공사하면 되지"···신축 공사장 소음‧진동에 거리로 나온 어르신들

신축 공사장 소음‧진동에···거리로 나온 어르신들
3월 20일 오전, 대구 남구의 한 병원 앞.

어르신들이 '참말로 못 살겠다, 공사를 중지하라' 등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 병원은 2023년 6월부터 대구 서구에 신축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터파기 때 발생한 진동과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집회에서 만난 한 주민의 집을 따라가 봤습니다.

주택 외벽은 군데군데 갈라졌고 안쪽 벽면 타일도 들떠 있습니다.

차미옥 인근 주민 "집 벽면이 전부 다 타일인데 타일에 금이 다 갔습니다. 천정에서 비가 새고, 공사를 할 때 울림으로 인해 방 안과 밖이 전부 다 금이 가고 균열이 가고···. 하루하루가 진짜 고통이고 이렇게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할 수가 없습니다."

공사장 인근에 있는 어린이집.

새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아이들의 신발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신발장은 텅 비었습니다.

신입 어린이를 뽑아야 할 시기에 소음으로 인해 상담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25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한 원장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근 어린이집 원장 "저희는 지금까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 동네가 너무 시끄러워서 안 되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상담을 하고 가면 며칠 동안 생각하시다가 다시 상담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터파기 당시 소리가 참 많이 컸었습니다."

구청에는 2023년 9월부터 소음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38건의 소음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주거지역 공사장의 주간 소음 기준인 65데시벨을 2차례 넘었습니다.

주민 위한 복합커뮤니티센터 신축 공사장에서도···
대구 중구의 복합커뮤니티센터 신축 공사장.

인근에는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습니다.

소음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어집니다.

구청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기준을 넘은 81데시벨이 나왔습니다.

인근 주민이 여러 차례 민원을 넣어 에어 방음벽이 설치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 "침대가 흔들리고 오늘 아침에도 지금 7시부터 공사 딱 하니까 그 시간대부터 깨요."

소음‧진동 민원 중 87%는 공사장 관련···과태료 물려도 피해 여전
2022년 대구의 소음‧진동 관련 민원은 10,818건.

공사장 소음‧진동 관련 민원은 9,435건으로 87%가 넘습니다.

하지만 개선 명령 등 행정처분이나 과태료가 내려진 건 252건, 신고 민원의 2.6%에 그칩니다.

행정 처분 가운데 공사 중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6건에 불과했습니다.

소음이 기준치를 넘을 경우 과태료는 1차 60만 원, 2차 120만 원, 3차가 넘어가면 200만 원이 부과됩니다.

구청 관계자 "쉽게 (방음) 조치가 되는 상황 같으면 모르겠는데 지금 천공 작업 이런 거는 또 쉽게 조치하기는 어려운 장비들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시공사가) 조금 힘들어하기는 해요."

시공사 관계자는 "소음 규정을 맞춰서 공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서 "규정을 맞추다 보면 공사 기한과 공정 계획에 영향이 간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렇다 보니 공사하는 곳마다 소음 피해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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