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갑을 깜박했다"면서 스마트폰 모형을 맡긴 뒤 물건만 들고 달아나는 수법으로 전국 편의점을 돌며 1,5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치다 징역형을 받았는데, 출소 2개월 만에 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젊은 알바생이 일하는 곳만 노렸다고요?
◀기자▶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보면요. 수법이 매번 똑같았는데요.
일단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알바생이 일하는 편의점을 노려 들어갑니다.
담배 열댓 보루를 달라고 한 뒤에 "지갑을 깜빡 두고 왔다"고 "금방 돈을 가져오겠다"고 합니다.
대신 최신형 스마트폰과 차 열쇠 등을 맡기며 안심시킨 뒤에 물건만 가지고 그대로 달아나는 겁니다.
이렇게 맡긴 휴대전화는 보통 대리점에서 전시용으로 사용하는 모형입니다.
실제와 모양과 무게까지 똑같이 만들어서 직접 작동시키기 전에는 알아보기 어려운데요.
편의점 직원이 개인정보 때문에 손님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보거나 확인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노렸습니다.
또 이 남성은 모형 스마트폰에 케이스를 씌워 평소 사용하는 것처럼 꾸미거나, 가짜 차 열쇠나 가방을 함께 맡겨 의심을 피했습니다.
◀앵커▶
이런 식으로 당한 편의점만 전국에 20곳이 넘는다고요?
◀기자▶
피의자는 48살 남성인데요.
이 남성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대구와 구미, 대전, 안산 등 전국 편의점에서 20차례에 걸쳐 이런 수법으로 담배와 상품권 등을 가로채 달아났습니다.
한 번에 수십만 원어치씩, 경찰에 확인된 피해액만 1,500만 원 상당입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대구 동부서 김현준 수사1팀장 말 들어보시죠.
◀김현준 대구 동부서 수사1팀장▶
"주로 젊은 아르바이트생, 여성분이나 남성분이 있는 곳을 지목해서 들어가서, 먼저 들어갈 때 휴대폰을 귀에 대고 전화하는 척 들어갑니다. 이런 모방 범죄에 절대 속지 않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범죄, 나쁜 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반드시 검거된다는 걸…"
경찰은 한 달 넘게 추적한 끝에 이 남성을 대전에서 붙잡았습니다.
◀앵커▶
이렇게 훔친 많은 담배를 담배는 어디다 쓴 건가요?
◀기자▶
가로챈 담배 등은 동네 슈퍼에 싼값에 되팔아 현금화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생활비가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 남성은 2018년과 2020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다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올해 5월 출소하고 2개월 만에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