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 전,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 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습니다.
숨통이 트이나 했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김은혜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은혜 기자, 요즘 부동산 시장, 거래가 거의 실종이라고요?
◀기자▶
최근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부동산을 찾아가 봤습니다.
거래 자체가 워낙 없다 보니 시세라고 할 것도 없고, 2개월 전보다 호가를 2, 3억 내려 내놔도 문의조차 뜸하다고 합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수자 실종' 상태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라는 게 있는데요.
100을 기준으로 100 아래로 내려갈수록 사려는 수요보다 팔려는 수요가 많다는 건데, 8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구 71.8로 전주보다 1.3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규제가 완화된 7월 초에 77.9까지 잠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국평균 87.8을 밑돌았고요.
전국 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낮습니다.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양득준 공인중개사입니다.
◀양득준 공인중개사▶
"경기침체에 2023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대구는 또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아지니 지금 사야 하나?는 걱정이 있는 거죠. 입주하고자 하는 분들은 기존 주택이 안 팔리니 결국 입주가 지연되거나 못하고···"
실제 매매 건수를 보면요.
2022년 상반기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는 5,743건입니다.
1년 전보다는 53%, 2년 전보다는 77%가량 줄었습니다.
◀앵커▶
거의 거래 절벽이라 할 만한 상황에서 앞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 그것도 입주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전망은 더 어둡다고요?
◀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이후 대구지역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024년 상반기까지 6만 3천여 가구로 입니다.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중 가장 많습니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대구지역 적정 공급량은 연간 만 2천 가구 정도인데요.
이걸 많이 넘어서죠? 또 지금 전국의 미분양 물량 24%가 대구에 집중돼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공급 물량은 많고 수요는 못 따라가고 상황은 더 악화할 것 같은데요?
◀기자▶
이런 상태에서 이런 물량을 해소할 인구 유입이나 경제성장 같은 요인이 없는 한 당분간 가격 조정과 하락세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 그때만큼 좋지 않다 이런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때는 기업들이 힘든 상태였다면 지금 이런 부동산 시장은 개인들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개입이 필요하다,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주택담보 대출 비율이 높은 대구에서는 가계 부담이 더 가중돼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해 숨통은 트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학회 이사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송원배 이사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대구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서 단순히 부동산 하나에 그치지 않고 대구의 금융과 모든 산업까지도 영향을 다 미치더라는 거죠. 더 악화하기 전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서둘러서 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부동산 특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내 집 마련은 먼 미래 남의 일 같이 되어버린 사람도 많은데,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건 실수요자들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죠. 그리고 실제로 대구의 아파트값이 41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금리도 높아지고 있으니 무리해서 빚내서 집 사지 말고 더 있어 보자, 이런 관망세가 강합니다.
당분간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마냥 내릴 것이라고 관망하진 말라 이런 조언도 있었는데요.
아파트의 경우 입주 시점까지는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데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은 안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지역이나 학군 등 본인이 생각하는 입지의 아파트의 경우 입주 시점을 노리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