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휴대전화에 노출된 10.29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이러한 발상은 비공개 수사원칙을 규정하는 법률 위반일 뿐만 아니라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에게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낸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민주당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가리지 않겠다. 이전 광우병 행태를 그대로 재연해서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가 애도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국민적 비극을 정치공세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태원 희생자 유족들 대다수는 신상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유가족 뜻을 따라주기 바란다. 국민적 애도 기간은 끝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심정적으로 상중에 있다. 민주당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오랜 기간 침묵을 깨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말끝마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할 말인가"라고 공세에 가세했습니다.
장 의원은 "이 문자는 직설적으로 '이태원 참사를 정략에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라는 문장에선 소름이 끼쳤다. 참 잔인들 하다. 진정, 책임자 처벌보다 희생자 얼굴과 프로필을 공개하는 것이 더 시급한가. 이분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마저 든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앞서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 프로필, 애틋한 사연들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 수사 중인 이유로 정부와 서울시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의도적 축소 은폐 시도"라며 "참사 희생자의 전체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읽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 의원은 "보도된 저의 핸드폰 사진은 개인 간 텔레그램이며, 저에게 보내온 메시지를 읽은 것이다.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저는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해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슬픔을 정치도구화한다고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고, 민주당은 참사 책임에 대한 물타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여야 공방이 거세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