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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학교가 사라진다···지방 소멸 현실화

◀앵커▶
요즘 울음소리 듣기가 힘든 곳 적지 않습니다.

농산어촌으로 갈수록 더 많고 더 심각한데요.

그러다 보니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사라지자 교육을 비롯한 정주 여건이 좋은 곳을 찾아 주민들은 떠나면서 마을은 다시 더 작아지고 지방소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여러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재한 기자, 도시도 도시지만, 아무래도 농어촌 쪽 상황이 더 심각하지 않습니까?


◀기자▶
농촌에 가보면 젊은 층은 찾아보기 힘들고, 농사지을 인력조차 없어 농지를 내버려 두는 곳을 쉽게 보게 되는데요.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고령 운수면에 있는 운수초등학교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운수초등학교는 현재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합쳐 전교생이 13명입니다.

학년에 따라 많은 학년에는 5명까지도 있는데, 한 명도 없는 학년도 있습니다.

그래서 2개 학년을 합쳐 복식수업을 하는데요.

한 반으로 수업하는 4, 5학년 반의 경우 학생이 2명 있었는데, 한 명이 최근 전학 가면서 지금은 교사와 학생이 1대1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놀이나 체험 같은 수업은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만 단체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그러다 보니 체육수업은 전교생이 다 함께하고, 인형극 같은 특별 프로그램을 하는 날에는 전교생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유치원 아이들까지 함께 모여서 관람하기도 합니다.


◀앵커▶
한 학교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이런 작은 학교가 어느 특정 지역만의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대구에도 학생 수가 줄어서 통폐합으로 문을 닫은 학교가 적잖습니다만, 경북은 훨씬 심각합니다.

실제 1982년부터 2021년까지 40년 동안 경북에서만 953개의 초·중·고등학교가 통폐합으로 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 통폐합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만, 얼마 전부터는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학생 수가 늘어나기도 하는데요.

앞서 언급한 고령 운수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 13명 중의 5명이 매일 통학버스를 타고 오가는 학생들입니다.

이런저런 특별프로그램과 지원을 많이 하면서 일부러 작은 학교에 입학하거나 전학으로 오는 경우입니다.

◀앵커▶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이 효과가 있다고 봐야겠군요?

◀기자▶
경북 같은 경우 2019년부터 자유 학구제를 도입했는데요.

주소지와 관계없이 작은 학교로는 입학, 전입을 허용한 겁니다.

그러면서 재정지원도 해서 4년간 50억 원 이상 지원을 했고, 그러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에 따라 학생 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먼 지역의 학생들을 모으는 걸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학교 소규모화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가 있는데요.

2025년 기준으로 경북에서는 현재 509개 초등학교 가운데 44.99%, 약 절반인 229개 학교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3년 뒤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건데요.

전국 평균이 26.33%가 거의 두 배로, 45.36%의 충남과 함께 가장 심각한 수준입니다.

반면, 대구는 고위험군이 6.52%로 서울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문제는 분명한데, 문제를 풀 방법에 대한 제시는 없습니까?

◀기자▶
우선은 지금처럼의 재정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이는데요.

재정지원이라는 게, 어떤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식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학교 입장에서는 교육 이외의 여러 일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교사가 10명인 학교와 100명인 학교를 비교하면 같은 양의 행정 업무라 하더라도 작은 학교에서의 1인당 행정 일이 10배가량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해 보다 큰 단위의 행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같은 노력은 교육 당국뿐 아니라 정주 여건을 책임지는 지자체와의 협력도 필수사항이고요.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많이들 언급합니다만, 이제는 경고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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