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을 묶어놓고 질식해 숨지게 한 대구의 한 복지재단 시설에서 또다시 학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는 2014년부터 폭행과 학대,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습니다.
참다못한 시민사회단체는 시설 운영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파란 옷을 입은 자폐성 장애인 뒤로 사회복지사가 다가오더니 허리를 꼬집고, 쿡쿡 찌릅니다.
양 볼을 잡고 흔들기도 합니다.
이 장애인 몸에선 긁히고 멍이 든 자국이 발견됐고, 멱살이 잡히고 뺨을 맞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유향숙 피해 장애인 부모▶
"정말 가만히 있는데 괴롭히고, 아니면 방관하고… 장애인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폭행당하거나 학대당해서는 절대 안 되고요."
대구 장애인 인권옹호기관은 학대가 있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설을 운영하는 복지재단에서 학대가 발생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재단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는 2021년 휠체어 탄 중증장애인을 문틈에 묶어 방치했다 목 졸려 숨지기도 했습니다.
폭행과 가혹행위 같은 사례도 잇따라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시설에 내려진 처분은 고작 과태료 200만 원과 개선 명령 2번뿐입니다.
전국의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활동가 300여 명이 달성군청 앞에 모인 이유입니다.
해당 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고, 수년간 학대가 반복돼 온 시설을 폐쇄하고 자립 시설 지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민제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 집행위원장▶
"도대체 그러면 언제까지 학대가 일어난 시설 안에서 장애인분들을 방치해 둘 것인가… 예산과 시간이 걸린다며 그에 맞는 연차적 계획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책임이 달성군청에 있다."
달성군은 경찰 조사와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행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시설을 폐쇄하면 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고, 자립 지원에는 예산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계속되는 학대에도 시설에 대한 처벌은 하나 마나 한 솜방망이에 그치면서 장애인 인권 침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