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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혼돈의 2023년···물가·금리·주식 혼란 되풀이될까?

2022년 한해 우리나라의 주식은 20%가 넘는 낙폭을 보이면서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산타 랠리도 실종됐고 2023년 전 세계 경제 전망은 어두운 가운데 일부에서는 여전히 시장 회복세를 낙관하고 있고, 배당을 노린 주식 매집 등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소식들이 들리고 있고 희망 매수세가 일부 일고 있지만, 단기적인 현상일 뿐 2023년을 바라보는 금융과 투자기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고 대표적인 경제 지표들도 혼란스러울 정도로 제각각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S&P 500과 KOSPI는 2021년 말부터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S&P 500도 2022년 초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4%를 넘어서던 미국과 한국의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같이 내려간다 싶더니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달러 원 스왑 베이시스는 다시 연중 최고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과 원유, 천연가스 가격 그리고 VIX(변동성) 지표가 내려간 것은 증시로서는 '호재'라고 할 만하지만 이마저도 평가와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주식이 떨어지고 장기 금리와 스왑 베이시스가 오르는 것은 시장으로 봐서는 '악재'이고 환율과 원유 가격, VIX 지수가 내려간 것은 '호재'인데, 대표적인 경제 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어떨 때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반복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할 만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미국의 상황이 이상하다?
미국의 거시 경제 상황은 곧 전 세계의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미국의 상황을 조금 들여다보면 근원 PC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가격지수는 'PCE 디플레이터'라고도 하는데, 소비 물가의 전체 평균 상승도에 대한 미국 전역 지표입니다. 11월 PCE가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했는데 10월의 5.0%보다는 둔화했지만 예상치 4.6%를 조금 웃돕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9%로 집계됐고 향후 1년 내 기대 인플레이션도 4.4%로 떨어졌습니다. 물가가 잡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11월 내구재 수주가 전월보다 2.1%나 감소하면서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는데 이 부분은 경기 둔화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올랐죠.

투자그룹들은 상품 가격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임금 상승 등의 요인으로 서비스 가격은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만큼 경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겠죠.

불안한 조짐
12월 셋째 주에서 넷째 주에 걸쳐 일주일 동안 미국에서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펀드들이 각각 3백억 달러, 백억 달러씩 빠져나갔습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충격 이후 최대폭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이 2023년에 ‘역성장’ 즉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눈 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S&P 500을 비롯한 애플, 아마존 같은 미국 주식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자금들이 많이 몰렸고 그만큼 미국 주식시장은 호황을 누렸죠.

주식에서 돈이 빠지면 채권으로 가든지 하는데 동시에 돈이 빠졌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런 흐름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얼마나 이어질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곧장 회복한다면야 일시적 현상에 그치겠지만 상당 기간 이어진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변동성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성급할 수도 있는 걱정이 듭니다.



지금까지 부각된 변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언제, 어느 정도 수준에서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까, 연준은 2%대까지 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얼마나 금리를 더 올리고 높은 금리는 얼마나 더 유지될까, 미국의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의 폭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까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 외에도 러시아, 중국, EU 등이 있는데요, 러시아는 배럴당 60달러인 유가 상한제에 동참하는 나라와 기업들에 대한 수출 금지를 예고하면서 석유 생산을 줄인다고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주도권을 반쯤 놓친 채 전쟁을 이어가기도, 그렇다고 접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2023년 경제 회복과 성장세가 2023년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대만의 통신사가 중국 국가위생건강회의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2월 들어 20일 만에 중국 인구의 17.6%인 2억 4천만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하죠.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연말이 지나기 전에 꺾인다면 모를까 해외 중국 전문가들은 2023년 초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입국자 강제 격리 조치를 해제했는데 중국인들의 해외 출장이나 여행이 잦아지면 중국발 코로나 재유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또 한 번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여서 중국의 견인차 역할, 기대만큼 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EU의 중앙은행인 ECB는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더 큰 폭의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영국과 독일은 사실상 침체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혼란, 되풀이될까?
혼란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서로 다른 기대와 시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미국, 연준과 시장은 물가 하락과 금리 인상, 인하 폭과 시기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하느냐 여부 역시 생각이 다르죠. 이 때문에 미국 시장은 2022년 한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전망에서 상당 부분 오류를 노정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탓이 컸던 것입니다.

따라서 영국의 CBER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경제 전문기관은 2023년 세계 경제의 침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인데 이 기관들 역시 경제 전망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경기침체 심화와 기업실적, 주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첨언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런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경제가 미국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과 정부, 투자은행 등의 기대처럼 움직일 경우, 2023년 여름을 전후해 금리는 최고점을 찍을 것이고 금리 인하는 이런 기대대로 2023년 연말까지 세계 경제가 큰 무리 없이 이어지면 빠르면 2023년 안에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

물가 상승세도 꺾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가가 오른 만큼 금리와 대중 서비스 요금, 에너지 가격이 오르게 되면 물가 상승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고 그 기간 동안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식도 2023년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세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미국과 중국, 미국과 EU, 러시아 간의 지정학적 변동성이 영향을 미친다면 이런 예측들은 별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그 변수의 크기만큼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그만큼 커질 것이다.

2023년 세계 경제의 변동성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들이 기대하는 대로 2023년 경제가 움직인다 하더라도 2022년 세계 경제처럼 시장의 변동성은 예년에 비해 꽤 클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 기대를 벗어나는 경제적인 또는 지정학적인 충격이 발생한다면 주식, 채권시장은 2022년보다 더 출렁일 가능성이 있고 시장에서 움직이는 자금 상당 부분이 단기 자금화돼 있어서 2022년보다 어떤 이벤트에 대해 변동성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2023년 시장 상황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큰 손'들의 기대대로 갈지, 그 기대를 벗어나는 변수가 생길지, 주목할 뿐 당장 낙관적인 시장 상황이 되기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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