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지역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지역 제조업체 대부분이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겁니다.
지역 기업들은 오른 비용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원자재 값 상승은 계속 이어질 수 있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로나 19 여파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원자잿값이 급등했습니다.
원유와 산업용 원자재, 곡물 등 값이 대부분 크게 올랐습니다.
원자잿값 상승은 지역 기업에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대구·경북 200여 개 업체를 지난 4월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의 업체가 원자잿값 상승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오른 원자잿값을 자신들이 만든 상품 가격에 전액 반영하는 업체는 5%에 그쳤고,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업체는 30%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역 업체는 주로 대기업에 생산 제품을 납품하고 있어 어려움이 큽니다.
◀최복희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 지역본부 본부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갑을관계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으로부터 불이익을 상당히 우려했다는 거죠. 거래관계가 끊기거나 아니면 경쟁업체에 거래 물량이 넘어가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한 업체는 80%에 달했습니다.
수익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지역 업체 중 33%는 영업이익이 1/4 이상 줄거나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문제는 원자잿값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약 기간에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 이를 반영해 납품단가를 올려주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박성우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판매가격 조정의 대응 폭이 (중소기업은) 크지 않은 상황이고요. 판매가격을 조정하기까지도 기간 자체도 오래 걸리고 있어서 이 기간 동안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2022년 하반기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 운영해 본 뒤 도입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다만 시장 원리 훼손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납품단가 연동제가 안정적으로 도입돼 지역 업체의 숨통을 트일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