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 중소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환율마저 뛰면서 손해 보지 않고 팔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기업 10개 가운데 9개 업체는 환율 변동에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속제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영천의 금속가공업체입니다.
원재료 가운데 30% 이상을 중국에서 달러를 주고 수입합니다.
환율이 최근에 1달러에 1,300원을 넘기자 비용 부담이 커졌습니다.
1달러에 1,100원을 기준으로 잡고 영업해오고 있어 수입 물량을 줄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원자재 가격이 50% 이상 상승한 가운데 환율마저 오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오순영 금속가공업체 대표이사▶
"환율 때문에 아주 죽을 맛이죠. 가뜩이나 국내 경기도 어렵고 원자재가 많이 상승해서 어려운 상황에 환율까지 올라가서 우리 중소기업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에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최근 지역 제조업체 211개 업체를 대상으로 원자재 상승과 환율 상승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 조사했습니다.
"환율이 올라 수입 비용 증대로 부담이 커져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업체가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업체보다 3배 이상 많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 섬유, 자동차부품 등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컸습니다.
응답 업체의 83.7%는 환율 변동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박성우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공공부문에서는 지역 제조업체들이 환율 변동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환 헤지(변동 위험회피) 전략을 알려주던가 환변동보험 가임 방법 등을 안내해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수입 의존도가 높을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부담도 큰 만큼, 정부가 세제 지원과 수출입 물류비 지원, 금융 지원 등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