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집이 포항에서만 4천 가구에 달합니다.
침수 주택에 주어지는 지원금은 2백만 원이 전부인데, 이 돈으로는 도배·장판을 새로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난지원금 현실화는 지진과 대형 산불 때도 지적됐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태풍 힌남노로 마을 90%가 물에 잠긴 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태풍이 지나간 지 3주가 되도록 이재민들은 복지회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포항에서는 149명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내리 주민만 104명입니다.
◀성필임 제내리 피해 주민▶
"뭐 어떻게 해야 하나. 방도 발라야 하지. 전기도 안 나오지. 우리는 또 기름보일러도 탈이 나서 보일러도 없다."
수리가 시작된 집도 있지만, 80대 어르신이 혼자 사는 이 집은 3주 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장필순 제내리 피해 주민▶
"손을 지금 못 대겠어. 어디 돈이 있으면 업자라도 불러서 이렇게 좀 할 건데, 그러지도 못하고. 그래서 지금 이러고 있는데 갑갑하지 뭐. 어디 갈 데도 없고."
집수리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주민은 견적 2천만 원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김용기 제내리 피해 주민▶
"200만 원으로는 턱도 없고, 집수리하는데 우리 집 같은 경우는 2천만 원 들어가요. 그래서 절반이라도··· 정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하더라도, 수해를 당한 시민들에게 지원은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1966년에 제정된 '재해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 등에 관한 규정'이 2020년에 개정돼 지원금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현실 반영이 안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광열 포항시의원▶
"국회에서 현 시세를 반영해서 앞으로 기후 위기 많잖아요. 그래서 현실적인 액수를 올리는 것을 법을 통해서 빨리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포항시는 경상북도와 합동으로 행정안전부에 지원금 상향을 건의했습니다.
◀이상극 포항시 안전총괄과장▶
"벽지 장판 교체 및 필수 가전제품 구입에 턱없이 부족하고··· 중앙정부에 침수 주택 및 소상공인 복구비 추가 지원을 건의했습니다."
포항시에 접수된 침수 주택만 모두 4천 가구, 대다수가 경제력이 약한 노인 세대여서 자력으로 집을 수리하기에는 힘에 부칩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