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각한 고령화와 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는 우리 농촌이 풀어야 할 과제인데요,
경북 포항에서는 농촌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지 않고 가업을 물려받아 농촌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농업 법인을 만들어서 각종 보조 사업을 따오는가 하면 경작 규모를 키우고 과학화해 농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규설 기자가 청년 농업인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포항시 흥해읍의 한 영농조합.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 농업인들이 농촌을 살려 보겠다며 조합을 꾸렸습니다.
황종욱 대표는 벼농사를 쭉 지어왔고 제과제빵, 양식 요리 자격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황종욱 포항 영농법인 대표▶
"저희가 선두 주자로서 포항에서 청년 농업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농기계 수리센터에서 4년간 경험을 쌓은 이재호 조합원은 고장 난 콤바인과 트랙터를 척척 고치는 실력자이고, 앳되어 보이는 막내 채송화 조합원 역시 농기계 수리가 주특기라고 말하는 당찬 청년입니다.
◀채송화 청년창업농업인▶
"처음에는 (농)기계 때문에 많이 관심이 가서 농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하다 보니까 기계 타는 것도 재밌고 작물 공부하는 것도 너무 재밌고."
듬직한 인상의 권병구 조합원은 농작물 생산관리뿐만 아니라 조합원 간 화합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권병구 청년창업농업인▶
"안 맞아도 서로서로 개인 의견을 존중하면서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의견만 내세울 게 아니라…"
청년 농업인들은 콩 파스타와 보리막걸리 등 가공식품 생산을 추진하는 한편 농촌 체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벼와 콩을 수확한 뒤 겉보리와 조사료를 심어 생산성을 높이는 2모작 아이디어로 정부의 '농업 대전환 들녘 특구 조성' 사업에 최종 선정돼, 사업비 20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우리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우리 농촌·어촌 복합적인 우리 포항은 굉장히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포항 흥해읍에 자리 잡은 흥부 영농조합에는 모두 57명이 가입되어 있는데,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조합을 운영하고 부모는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가업 승계를 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겁니다.
농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다시 늘고 있고 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