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선거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게 공천 논란입니다.
이 때문에 공천제도는 정치권의 개혁 대상 1순위였습니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나라 공천과정은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참고했습니다.
우리 실정에 맞춘다며 이것저것 가미하다보니 '한국형 공천'이 된 겁니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온갖 문제가 불거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정치 담당 김철우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나라 공천제도가 미국을 참고한 건데, 실제로 미국은 정당의 후보를 어떻게 결정합니까?
◀기자▶
미국의 정당 후보 공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코커스(Caucus)와 프라이머리(Primary) 두 가지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구, 군에 해당하는 카운티 단위에서 민주당 또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모여 코커스, 즉 회의를 열어 결정하는 방식이 있고요.
또 하나는, 회의가 아닌 예비선거로 불리는 프라이머리를 통해 정당 후보를 정합니다.
프라이머리는 '오픈 프라이머리', '세미' 또는 '클로즈드 프라이머리'로 나뉘는데요.
우리 정당들이 참고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해당 정당 지지자만 투표하는 것이 아닌 해당 정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도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후보를 뽑는데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민도 투표할 수는 있는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민주당, 공화당 후보 둘 모두에게 투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은 정당 후보를 선정할 때 주민 의견을 모으든지, 아니면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후보를 뽑는다. 이 얘기죠?
◀기자▶
그렇죠.
예를 들면 우리의 구청장이나 군수를 뽑을 때는 카운티, 즉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결정합니다.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 국회의원 후보 같은 더 큰 단위의 정당 후보를 뽑을 때도 주 단위 또는 해당 도시의 위원회에서 주관해 주민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때 후보 추천은 각 카운티를 통해 결정되고 이들 후보가 나서서 주 단위 또는 해당 도시 단위에서 경쟁을 하게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참고하는 있는 미국의 예비선거, 즉 오픈 프라이머리를 보면 지금 우리나라의 공천제도와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같은 우리나라의 거대정당들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당원협의회라는 지역조직을 두고 있고 국회의원들이 당원협의회를 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 달서구 같은 경우는 달서 갑, 을, 병 당원협의회가 각각 조직돼 있고 달서갑 국회의원이 달서갑 당원협의회를 맡는 식입니다
공천을 할때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후보를 결정하는데, 국회의원이 당원협의회장을 겸하다 보니 국회의원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미국에서는 후보 공천에서 주민들의 의사 결정권이 핵심인데 차이가 좀 있다고 봐야 하겠죠.
또, 국회의원 공천은 중앙당에서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다 보니 국회의원들은 중앙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천 시기만 오면 '사심 공천'이다 심지어 '공천 학살'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윤심', '박심' 하는 말들이 떠도는 거고요.
우리가 지방자치, 지방분권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정치야말로 중앙집권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돈데요.
말로만 지방자치 운운하지 말고 당협 조직을 정비하고 공천 제도를 손봐서 후보 선정과 선출권을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고민이 이제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