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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가진 80대가 전문대 졸업···"이번 주까지 일하고 다음 주 죽는 삶 꿈꿔"

박사학위를 가진 80대 '평생학습 전도사'가 전문대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를 졸업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2월 2일 수성대 웹툰 웹 소설과를 졸업하는 여든의 최언돈 씨입니다.

지난 2021년 새내기로 입학한 최 씨는 입학 당시부터 주위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문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데다, 지역 기업의 경영 고문으로서 현업에서 왕성한 활동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도 될 그가 다시 학업을 선택해 치열하게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뭘까요?

최 씨는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핵심인 드론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았는데 기능적인 문제를 배울 수 있었지만 아쉬움이 많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걸맞게 내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대학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성대 입학에 앞서 수성영상미디어센터에서 디지털 그림을 배우는 6개월 과정의 '미디어 아트 아카데미'를 섭렵하는 등 대학에서 메타버스 세계를 배우기 위한 준비 과정도 밟았습니다.

입학과 동시에 '팔순 할배의 인생 재건축을 위한 학습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만들어 실천한 것입니다.

그는 대학 생활도 충실히 하면서 교수들로부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손자뻘 되는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먼저 질문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적극성을 보인 겁니다.

덕분에 대구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한 '2023 미디어 뉴테크 대전'에 웹툰웹소설과 학생들과 '무대 위 질주'라는 팀으로 참가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아이돌의 댄스공연 콘텐츠인 '볼류메트릭 메타댄스 공연'을 만들어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쾌거도 이뤘습니다.

그의 졸업 성적도 웹툰 웹소설과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할 정도여서 여든의 만학도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웹툰웹소설과 홍우진 학과장은 "이분은 최고다라는 말 외에 표현할 게 없다. 무엇이든 앞장서서 열심히 하시고, 모르는 게 있으면 누구에게나 도움을 요청하는 데다 배움에 대한 열망도 높아 전공 수업뿐만 아니라 각종 프로젝트에도 언제나 참여하려고 노력한 분이다"고 말했습니다.


최언돈 어르신은 자신만의 특별한 철학이 있었습니다.

평생학습 신봉자이고 전도사로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대학에서는 경영학(영남대)을 전공했고, 기계공업 연구로 석사(고려대) 학위를, 전통 마을의 향약을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비교 연구해 박사학위(영남대)를 취득했습니다.

박사학위 도전도 남달랐습니다.

한미합작 법인 대표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던 지난 2006년 그는 경영 성과에 따른 과감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미국 주주의 요구에 맞서기 위해 상부상조하는 향약 전통을 공부, 현대 경영에 접목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출생지인 대구 옻골에 관한 책인 '옻골의 인물과 유적' 등 5권의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졸업 후 그의 꿈은 우리 전통 마을의 이야기를 MZ 세대는 물론, 아직 어린 5명의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풀어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SNS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 웹3.0 시대에도 평생 공부하는 평생 학습자로 여생을 보낼 계획도 있습니다.

그는 '언제까지 꿈꿀 계획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번 주까지 일하고 그다음 주 죽는 삶을 꿈꾼다"며 죽기 전까지는 조금씩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팔순에도 멈추지 않는 최언돈 어르신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보면 고령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게 아닐까요?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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