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월 5일 100번째 맞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 10명 중 6명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어른들처럼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쉬거나 놀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손은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전국 교직원노조가 초등학교 4·5·6학년 어린이 1,841명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하루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홍지민 대구 학산초 5학년▶
"수요일은 일찍 마쳐서 놀이터에서 놀고, 다른 날에는 놀거나 집에 갔다가 학원 가요."
◀표선우 대구 학산초 5학년▶
"학원 가요. 영어 학원이나 수학 학원 가요."
◀김근령 대구 학산초 5학년▶
"엄마가 짜준 생활계획표 같은 게 있는데 그대로 (해요.) 숙제하거나…"
설문에 응답한 어린이의 43.2%, 10명 중 4명 이상이 학교를 마친 후 친구들과 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다니는 어린이가 88%였고 18%는 개수가 4개 이상이라고 했습니다.
57.3%, 10명 중 6명이 저녁 6시가 넘어야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간다고 답했습니다.
저녁 8시가 넘어서 집에 가는 어린이도 16%나 됐습니다.
44.6%, 그러니까 절반에 가까운 어린이가 하루 여가시간이 2시간도 안 된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주승민 대구 학산초 5학년▶
"(학교 마치면) 30분 정도 놀다가 집에 가는데, 집에 가면 또 공부해야 하고, 하다 보면 또 시간이 다 돼서 학원 가고, 학원 끝나면 또… 놀 시간이 없어요."
코로나 19 유행으로 학교에서도,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맘껏 놀 기회들이 사라져 버린 영향도 큽니다.
◀강호민 대구 학산초 교사▶
"코로나 상황이 벌어지면서 쉬는 시간이 줄고 (학교가) 굉장히 타이트하게 굴러가긴 했어요. 가장 큰 피해자가 아이들이고. 놀이가 아이들에게 주는 힘이라든지, 에너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학교가 빨리 좀 회복돼서…"
모든 어린이들은 매일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쉬고 놀며 보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놀고 싶은 시간이 더 많아지길 마음속으로만 희망하며, 학원과 과외, 공부에 매달리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현실입니다.
◀신지우 대구 학산초 5학년▶
(무슨 시간이 제일 많았으면 좋겠어요?) "가족들과 노는 거요. 아니면 여행가거나…"
◀정시연 대구 학산초 5학년▶
"저는 가족보다는 친구들.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놀러라도, 놀이터 이런 데 말고, 맨날 놀던 데 말고 좀 멀리 공원이나 놀이공원 이런 데 가고 싶어요."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