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전공의 떠난 지 100일 넘어···의료 현장도 입시도 혼란 가중

벌써 100일 넘었다
의대 정원 문제로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의료 현장을 떠난 게 2월 20일입니다.

5월 29일로 꼭 100일이 됐습니다.

정부는 대학별 정원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만 혼란은 여전합니다.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교수와 전임의 등 남은 의료진으로 버티고 있지만 가동률은 이전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응급과 중증 환자를 위주로 치료하고 있는데, 그마저 여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의료계 반발은 왜 계속되나?···"3가지가 없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3가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왜 2천 명으로 한 것인지 과학적 합리성이 없다고 합니다.

의사들 가운데도 의대생 늘리는 데 찬성이 많은데요. 어떤 근거로 했는지, 그 근거에 따른 증원 규모를 내놔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절차적 정당성, 교육 여건을 감안한 현실성, 이렇게 3가지가 없기 때문에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발 수위는 어디까지 갈까?
의사협회는 5월 30일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엽니다.

대구에서는 동성로에서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가 함께 집회를 여는데요.

얼마나 참여할지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까지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전공의가 집단 이탈하고 의대생이 집단 휴학한 데 이어 의대 교수들도 일부 사직하고 휴진을 하기도 했는데요.

개원의들이 당장 파업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네병원이 문을 닫으면 대학 응급실이 마비되고 그렇게 되면 끝장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면서도, 전공의들에 대한 법적 제재가 가해진다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의대로"···2025학년도 대입도 혼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4,487명으로 일 년 사이 1,469명 늘어납니다.

더욱이 해당 지역에서 졸업한 학생만 뽑는 지역인재전형 규모도 대구 경북 의대 정원 575명 중 61.7%인 35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뽑는 인원이 늘어난 만큼 의대 커트라인은 많이 낮아지겠죠.

의대 입시 변화는 도미노식으로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치대와 약대, 한의대에 지원하려던 수험생들이 의대로 상향 지원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 학과에는 다른 이공계 학과를 지원하려는 학생들로 채워질 전망입니다.

현재 의대와 치대, 약대, 한의대는 물론 이공계 대학에 다니는 재학생들도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더 큰 혼란이 온다?
당장 의료 공백과 입시 혼란도 작지 않은 문제입니다만, 2025년이 더 문제로 꼽힙니다.

신규 전문의 배출이 거의 없는 데다 대학에서는 의대생 집단 유급, 휴학에 이어 신입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정상적인 교육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의대 관계자는 푸념 섞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대구권 의대 관계자 "강의실 못 들어갈걸요. 2부제 해야 할 걸요. 당연히 누가 2부제 수업하려고 하겠어요. 그냥 수업 시간에 들어온 학생은 수업 시간에 듣고 나머지는 옆 강의실이나 이런 데서 온라인으로 들으라 하든 해야 하죠."

의료계의 특정과 쏠림과 필수 의료 기피에 따른 의료 불균형,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의대생 증원은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논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나 의료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 수가 등은 의사 수 늘리기에 매몰돼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 결론에 다다른 듯한데 해결은 되지 않고 논란과 갈등은 더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조재한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