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달서구의회가 정례회가 진행되는 본회장에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다가 적발된 구의원에게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반면 동료 구의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기자를 도우려 한 여성 의원들은 징계를 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달서구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 상식적인 일들을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영균▶기자
지난달 달서구의회 정례회 본회의장.
기획행정위원장이던 박재형 의원이 음주운전 뺑소니에 지인에게 거짓 자백까지 시킨 혐의로 기소돼 사퇴하는 바람에 새 위원장을 뽑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싱크▶윤권근 대구 달서구의회 의장
"제8대 기획행정위원장 보궐선거의 건을 상정합니다"
사과와 엄숙함이 묻어나야 할 회의장에 볼썽사나운 모습이 눈에 띕니다. 투표 중 의원 한 명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옆자리 의원에게 주의를 받습니다.
◀싱크▶배용식/대구 달서구의원
"이리 와 앉아, 홍복조!"
투표를 하고 와서는 슬그머니 휴대전화를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까 주의를 줬던 옆자리 의원도 게임을 하는 장면을 같이 지켜봅니다.
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한 홍복조 의원은 품위 손상 위반으로 징계요구안이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됐습니다.
그런데 달서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두 차례의 회의 끝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회의 중 휴대전화 게임을 했다고 징계를 받은 선례가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여러 가지 비위와 일탈 행위에 대해서 달서구의회 윤리특위에서 제대로 징계를 못 했기 때문에 이럴 바에는 기존의 윤리위를 해체하고 민간의 위원들로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윤영균)"지난해 여성 기자 한 명이 달서구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여기자를 도왔던 여성 의원들은 오히려 징계를 받게 될 처지가 됐습니다."
당시 안대국 부의장이 이 여성 기자를 회유해 무마시키려 했다면서 여성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안 부의장이 자신의 명예가 훼손했다며 여성 의원들을 징계해 달라는 요구안을 제출한 겁니다.
징계 요구안에는 남성 의원 열 명이 이름을 함께 올렸습니다.
◀인터뷰▶안영란 의원/대구 달서구의회
"사실상 지금도 굉장히 좀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그게. 너희들이 부당함을 당해서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을 주면 나중에 이러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전반기 의장선거 돈 봉투 사건으로 시작해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달서구의회, 여전히 반성이나 자숙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