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과 코막힘으로 숨쉬기 힘든 ‘코’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건 물론 대인관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현대인의 만성 질환으로도 불리는 ‘비염’은 특히 건조할수록 더 심해지는데요. 호흡기 첫 번째 관문인 콧속 건강을 이비인후과 전문의 허성재 교수와 알아봅니다.
[김혁 리포터]
교수님 오랫동안 비염을 앓는 분들을 주위에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꽤 많이 계시는데 이분들의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첫 번째가 코막힘에 고통스러워하더라. 두 번째는 콧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데요. 콧구멍 크기와 비염과 관계가 있나요?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아닙니다. 그런 오해를 하기 쉬운 게 보통 코라고 하면 보이는 코만 생각하시거든요. 그런데 이 코는 일부이고요. 사실은 비염이나 축농증이나 여러 질병이 일어나는 코는 굉장히 넓은 부위입니다.
[김혁 리포터]
의학적으로는 그 크기가 다르다는 거군요.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봤을 때는 이것밖에 안 보이는데 실제로 우리가 숨 쉴 때 여기서 바로 폐로 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코안의 공간을 거치고 목을 거쳐서 페로 갑니다. 그래서 코안의 공간, 비강이라는 공간이 중요하거든요.
비강이 너무 넓으면 공기가 들어가다가 막 소용돌이칩니다. 그러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물살도 좁은 곳에는 굉장히 세게 흐르듯이 비강이 너무 좁으면 또 비염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코안의 공간이 너무 넓거나 좁으면 비염에 취약할 수 있는데, 코 자체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큰 상관이 없습니다.
[김혁 리포터]
외형적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비염에 잘 걸릴 것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건데, 의학적으로는 코가 굉장히 크네요.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네, 코안은 엄청 큰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김혁 리포터]
코는 폐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폐활량이 좋은 사람이 비염에 안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인가요?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그렇지 않습니다. 폐활량하고 비염하고 큰 관계는 없습니다. 그런데 폐하고 비염하고 완전 별개라고 하기는 힘든 게 폐가 안 좋으신 분들, 특히 천식이 있는 분들은 폐 안의 피부가 안 좋거든요. 그런 분들이 코안의 피부도 안 좋습니다.
그래서 보통 천식이 있는 분들은 알레르기 비염이 굉장히 많이 있고요. 그리고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폐에서 가래가 많이 생기는 분들은 코에서도 마찬가지로 분비물이 많기 때문에 폐가 안 좋은 분들은 코가 안 좋은 분들이 많아서 폐하고는 어느 정도 연관은 있는데 폐활량하고는 큰 연관은 없습니다.
[김혁 리포터]
제 주위에 비염을 앓고 있는 친구들이 코를 세게 불 때가 있거든요. 너무 세게 불면 고막에 구멍이 난다고 살살하는 친구가 있어요. 실제로 진짜 고막에 구멍이 나는가요?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생길 수 있는데 흔하진 않고 굉장히 드뭅니다. 생길 수 있는 이유가 코와 귀는 연결이 되어 있거든요. 코 깊숙한 곳에 이관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게 귀와 연결되어 있는데 코를 너무 세게 풀면 이관을 통해서 강한 압력이 귀로 전달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귀에서 갑자기 강한 압력이 탁 나와버리면 고막이 터질수가 있어요. 그런데 흔하지는 않고요. 웬만큼 세게 풀어서는 그렇지는 않은데 사람마다 이관이 조금 더 구멍이 큰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너무 세게 풀면 그 압력이 귀로 바로 가버리기 때문에 그런 구멍이 생길 수 있고요.
또 한 가지 코안에 있는 세균이 너무 세게 푸는 동시에 귀로 좀 갈 수 있거든요. 코안에는 다양한 세균이 있습니다. 그게 귀로 가버리면 중이염에 걸릴 수 있어요. 그래서 중이염에 걸리면 귀 안에 고름이 생기고 고막이 또 녹아버릴 수 있어요. 그러면 또 구멍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도 어쨌든 코를 세게 푸는 것은 코와 귀에 전체적으로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좋은 습관 아닙니다.
[김혁 리포터]
세게 불어야 시원한데···
[허성재 이비인후과 교수]
그럴 때는 식염수로 세척하세요. 씻어내시길 바랍니다.
(구성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