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명절을 앞두고 빠지지 않는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농산물 원산지 둔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건데요,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값싼 수입산 농산물을 원산지 표시도 하지 않고 팔거나,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둔갑시키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영상▶
설 대목을 맞은 안동 중앙신시장의 한 떡집.
주문 고객 명단이 빼곡하게 적혀 있고, 떡국용 가래떡을 담은 박스가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가게 어느 곳도, 심지어 포장 박스에도, 원재료인 쌀의 원산지 표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단속반 : 쌀은 어떤 거 사용하세요? 가래떡 뽑는 거.
-떡 가공업자 : 한국산인가, 미국산인가. 혼합된 것.
-단속반 : 그럼 국내산 쌀이랑 미국산 쌀을 혼합해서 쓰신다는 말씀이세요?
-떡 가공업자 : 아뇨, 이건 따로 쓰죠.
떡집 창고에는 미국산 쌀 포대가 쌓여 있습니다.
◀인터뷰▶
-단속반 : 가공용 쌀 이거 미국산 받아 쓰시네요. 그렇죠?
국내산 쌀 40kg 한 포대 가격은 10만 원 안팎.
국내산의 3분의 1 값도 안 되는 미국산 쌀로 떡을 만들어 부당 이득을 본 셈입니다.
이번에는 안동 농산물도매시장.
상당수 중도매인이 사과박스에 '청송사과'라는 푯말을 붙여 팔고 있습니다.
사과를 낙찰받은 경매장에 들어가 보니, 사과가 담긴 박스는 모두 국내산만 표기돼 있을 뿐, '청송'이라는 원산지 표시가 없습니다.
생산자 증명서, 원산지 증명서도 없는 사과가 이름값 높은 브랜드로 둔갑돼 팔리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단속반: 이게 청송 사람이 내도 청송 사과가 아니라 옆에 예천에서, 의성에서 재배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사장님?
-사과 판매 중도매인 : 그건 그렇죠.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이달 말까지 원산지 거짓 표시와 미표시를 집중 단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한 원산지기동팀장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2022년 설을 맞이해서 단속원 157명과 명예감시원 천 3백 명가량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항상 원산지를 확인하시고, 원산지가 의심될 때는 1588-8112번으로 언제든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설을 앞두고 경북에서 적발된 업체는 57곳, 이중 32곳이 원산지 바꿔치기를 했고, 25곳이 원산지 자체를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