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솟는 물가에도 이번 설 연휴, 오랜만에 모여앉을 가족들 생각하며 어렵게 지갑을 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틈을 타 원산지를 속여 파는 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2주 동안 300건 넘게 적발됐다고요?
◀기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1월 2일부터 제수와 선물용 특산품 등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습니다.
18일까지 전국에서 320건 넘게 적발됐는데요.
적발 사례의 57%, 180여 건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한 경우였고 나머지 130여 건은 농식품의 원산지를 아예 표기하지 않고 판매하다 단속됐습니다.
원산지 표시 위반 품목을 보면, 명절을 앞두고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돼지고기, 소고기가 가장 많았고요.
또 쌀이나 떡류, 배추김치도 최근 적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농관원은 전했습니다.
◀기자▶
전통시장 단속 현장 동행했다고요?
어떤 사례들이 많던가요?
◀기자▶
대구 북구의 한 전통시장에 가봤는데요.
정육점의 경우, 특히 원산지 구분이 아예 불가능한 양념 돼지고기가 원산지 표시 없이 진열된 경우를 잇달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산지를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작게 숨기듯 표기해서 법망을 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아는 사람은 한눈에 알아보는 중국산 표고버섯을 국내산으로 떡하니 표시해서 값을 더 받아 팔기도 했고요.
외국산 쌀로 만든 가래떡을 포장지만 갈아서 '우리 쌀떡'인 척 파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공용으로 나온 외국산 쌀은 국내산에 비해 4배 이상 싸다고 하는데요.
2022년부터 정부미로 미국산 쌀 등이 시장에 많이 풀렸는데, 명절을 앞두고 강정이나 떡 같은 쌀 가공식품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또 어디서 수확했는지 알 수 없는 사과를 유명한 청송 사과로 속이고, 외국산 곶감과 나물을 국산으로 적어 비싼 값을 했습니다.
국립농관원 경북지원 김경한 원산지기동팀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경한 국립농관원 경북지원 원산지기동팀장▶
"외국산을 소비하면서 국내산인 것처럼 표시하는 것은 결국은 국내산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설 명절 직전까지 단속을 계속해나갈 계획이고, 설 명절이 지나더라도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부정 유통이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입니다."
◀앵커▶
매년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을 하고 처벌 역시 절대 가볍지 않은데도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산지 제대로 표시하지 않으면 어떤 처벌 받는지 알려주시죠.
◀기자▶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요.
원산지를 거짓 표기하면 형사 입건 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도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돼서 구속된 사례도 많은데요.
수법이 조직적이고 범행 규모가 큰 경우 또 같은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른 경우에는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 같은 강제 수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