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원룸에 쓰레기를 잔뜩 쌓아놓고 이사나 도망을 가버리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요,
양심을 내팽개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은둔형 외톨이' 처럼 우리 사회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층 건물에 있는 한 원룸입니다.
심한 악취가 나는 문을 열자 방 전체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침대 위만 빼고 방 전체에 음식물과 비닐봉지가 쌓여있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습니다.
화장실도 폐허가 됐습니다.
"이 5평 남짓한 방안에는 음식물과 쓰레기가 혼잡하게 뒤섞여 있습니다. 제 옆에는 사람 키만큼 높이의 쓰레기도 쌓여 있습니다."
1년 6개월 전부터 한 20대 청년이 월세로 살던 원룸인데, 6개월 동안 월세와 세금과 내지 않더니 열흘 전 종적을 감췄습니다.
◀원룸 주인▶
"옆집, 앞집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신고가 들어와서 문 열어보니까 쓰레기가 산더미에요. 음식물하고."
알고 보니 청년은 이미 8년 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세입자 부모▶
"(15살 때부터) 학교 안 가기 시작하면서 방안에서 이제 박혀서 컴퓨터 게임만 하고 인터넷만 하고 문 자체를 안 열어주니까"
청년 은둔형 외톨이는 37만 명 정도 있을 거로 추정 되는데,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준호 청소 자원봉사▶
"제가 여태까지 쓰레기 작업한 곳이 200군데 되고요. 그분들 대부분 성향이 90%가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대부분 청년들이셨고요."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40대 미만 무연고 1인 가구의 고독사 비율이 3년 전보다 62%나 늘었다며, 홀로 고립된 1인 가구가 고독사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