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규 대구시의장의 연임 도전?
이만규 대구시의장이 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연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6월 14일 오후 이만규 의장을 포함한 20여 명의 시의원들은 수성구의 한 식당에 모여 후반기 의장에 이 의장을 추대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의장은 6월 17일 대구MBC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구경북신공항과 달빛 철도 등 산적한 현안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연임이 필요하다는 동료 의원이 많아 이를 수락했다"라고 밝혔습니다.
6명의 시의원, 연임 반대 기자회견
김대현, 박우근, 황순자, 윤권근, 박창석, 이성오 의원 등 6명은 6월 17일 대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례 없던 연임이라는 부당한 권력의 집중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라며 연임을 반대했습니다.
이들은 "집행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의장이라는 해괴망측한 괴변으로 의회의 본질을 흔드는 권력 독식의 근거로 삼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중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부패한 권력의 폐해는 오롯이 시민에게 전가되고 말 것"이라면서 "연임 금지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음에도 30여 년간 관습법처럼 지키며 존중해 왔던 것은 연임의 엄청난 폐해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자아비판 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과연 의회는 집행부를 적절하게 잘 감시·견제해 왔다고, 의회의 본분을 다하였다고 자평할 수 있겠냐?"라며 "문제가 보이는 정책에 우려를 표해도 더 나은 정책을 위한 제안을 해도 대구시는 독주할 뿐이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는 따가운 지적도 잇따랐다"라고 자책했습니다.
대구 서구 출신 김대현 시의원은 "지난 14일 이 의장이 연임을 밝히는 자리에 참석했던 의원 중에서도 연임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일부 의원은 나에게 '부득이 그 자리에 가게 되어 미안하다'라고 밝힌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 군위군 출신의 박창석 시의원은 "의회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고 주민들을 위해 어려운 일도 용기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임을 하게 되면, 후반기에 자기가 또 연임할 욕심이 생기면 의원 중심이 안 되고 의장 중심의 권력화가 된다. 그러면 건강한 의회가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만규 의장에 대한 비판이 아니고, 연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의원들이 건강한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다 그 뜻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대구 달서구 출신의 윤권근 시의원은 "간곡히 말씀드리는 게 우리 앞으로 일어나는 우리 후배 의원들에게 선배로서 부끄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연임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구시의장 연임 사례는 단 1차례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1년 이래 대구시의회에선 의장이 단 한 번 연임했습니다.
4대 때로, 후반기 선출된 의장이 사고로 공석이 되면서 전반기 의장이 다시 맡은 경우였습니다.
의장 선거가 도입된 뒤, 전임 의장이 후임 의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습니다.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는 6월 25일
대구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25일 선거를 치릅니다.
지금까지 물망에 오른 사람은 현 의장과 김대현, 이재화, 하병문 의원 등 4명인데, 이재화, 하병문 의원은 포기 의사를 밝혀 이만규, 김대현 의원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두 사람이 후보로 나선다면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사람이 시의장으로 선출됩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지휘 아래 폭주하는 대구시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은 대구시의회가 어떤 결정을 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