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대선 결과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보수 후보의 초강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북 지역에서는 눈에 띄는 표심의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계 후보 중 경북에서 역대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건데요,
특히 고향인 안동에서는 경북 최고의 득표율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북 득표율은 72.76%.
5년 전 19대 대선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받은 48.62%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8.75%를 합친 득표율 57.3%보다도 높았습니다.
지역별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곳은 군위와 영덕, 의성인데, 윤 후보에게 80%가 넘는 지지를 보냈습니다.
기존의 강한 보수세와 함께 정권교체 여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작은 변화도 보였습니다.
첫 TK 출신 민주당계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북 득표율은 23.8%.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21.73%를 넘어서, 역대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고향인 안동에서의 득표율은 29.13%, 경북 시·군 중에서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이 후보의 모교인 안동 예안면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에 마련된, 예안면 제2투표소에서는 윤석열 후보보다 단 한 표가 적은 108표, 47.79%를 득표했습니다.
5년 전 이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6.9%를 받았습니다.
또, 이 후보는 비교적 젊은 층 비율이 높은 예천 호명면, 영주 가흥1동, 구미 산동읍과 양포동, 포항 효곡동,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50%를 몰아준 김천 율곡동 등에서 득표율 30% 이상을 얻었습니다.
과거보다 진보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보수의 견고함이 흔들릴 정도는 아닙니다.
촛불정국을 지나면서 다소 옅어지는 듯했던 지역주의 구도가 이번에 다시 확인됐고, 민주당의 일부 높은 득표율도 후보의 연고지라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권자가) 다른 이슈들을 고려할 수 있는 요인들이 굉장히 약해졌기 때문에 지역 프레임 안에 갇혀서 어떤 결정을 할 가능성은 지난 대선 때보다는 훨씬 더 크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지자체 선거 역시도 기본적으로 지역주의 구도 안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치열한 양강 구도 속에 경북에서도 진보정당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때 경북에서 5.17%를 득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 절반도 안 되는 1.88%에 그쳤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 C.G 오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