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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밤에는 약 살 곳도 없어요"···아프면 위험한 의료 취약 경북

병원 없는 경북
2023년 5월 서울연구원에서 2022년 기준 시도별 병원 현황을 발표했습니다. 

인구 천 명당 개인병원 비율을 봤더니 경북은 0.5%에 그쳤습니다. 

가장 비율이 높은 곳은 예상대로, 서울 1%였습니다. 

대구도 0.82%로 서울에 이어 높았습니다. 

그런데 대구와 바로 붙어 있는 경북은 전국 최하위였습니다.

서울 절반 수준? 면적 감안하면 매우 취약
단순 인구 비율로만 보면, 서울의 절반 수준이니 꽤 높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면적이 넓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겠죠?

응급의료, 그러니까 30분 이내에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북도민은 29.8%, 3명에 1명꼴입니다. 

전국 평균 11.8% 대비 2배 이상 많습니다. 

세부적으로 경북 22개 시군 중 응급의료 취약지는 15곳이고, 분만 취약지는 7곳, 소아청소년 진료 취약지는 4곳입니다.

밤에 이용할 수 있는 약국은?
병원이 부족한 만큼 약국이 부족한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긴 한데요. 

밤늦은 시간 운영하는 '심야 약국'이란 제도가 있습니다. 

운영 시간대가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한데, 경북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매일 3시간 운영합니다. 

경북에는 22개 시군이 있는데, 이 가운데 겨우 5개 시군에만 심야 약국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경산 3, 포항 2, 안동 1, 예천 1, 칠곡 1곳입니다. 

나머지 17개 시군은 야간에 갈 약국이 없는 겁니다. 

대도시인 대구의 심야 약국은?
대구는 10개 심야 약국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구 3곳, 서구 1곳, 남구 1곳, 북구 2곳, 수성구 1곳, 달서구 2 등이고 동구와 달성군, 군위군에는 없습니다.

심야 약국 늘리면 되지 않나?
구·군 간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대구는 2013년부터 10년 넘게 심야 약국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 간 거리가 먼 경북은 2022년 7월에 시작했는데, 참여 약국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약국 입장에서는 운영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이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가장 큰 부분이 약국 운영비, 그중에서도 인건비가 제일 중요한데요. 

대구는 대구시와 구군에서 절반씩 부담하고 있습니다.

경북은 시범 운영 중이라고 했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심야약국이 늘어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지자체 지원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국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상북도는 22개 지자체 중에 조례가 제정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걸로 지금 파악되거든요. 의료 사각지대 문제에 전혀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거나 의지가 없었거나 하는 부분들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공공심야약국은 국무조정실이 2023년 11월 실시한 현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민생 규제 혁신 대표 사례 국민투표에서 국민이 뽑은 최고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북은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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