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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살얼음판 경제 상황···심상찮은 외부 변수들


요즘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살얼음판'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풀린 돈은 전대미문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왔고 인플레이션 잡느라 올리기 시작한 금리는 저금리에 익숙한 경제 주체들을 혼돈에 빠뜨렸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돈 놓고 돈 먹기를 방관만 해 온 우리 사회는 침체한 부동산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PF와 브릿지 론의 경우, 상당수 사업 주체가 연체 상태이거나 사실상 부도 상태이다 보니 이들의 자금줄인 대주단, 즉 IB를 중심으로 한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물론 건설사들까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급매물이 소진된다고 하지만 2020년 이후 중소기업, 소상공인들, 개인사업자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본업을 유지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동산에 눈을 돌린다고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또 수도권의 상황과 비수도권 지역의 상황은 같지 않으니 이를 전국 평균으로 보기도 힘들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외부 변수들의 움직임조차 심상치가 않다는 겁니다.


'완다' 채무 불이행 우려
흔히 '완다'라고 불리는 이 중국그룹에 속한 기업의 정식 명칭은 '다롄완다상업관리그룹'입니다. 다롄완다상업관리그룹은 7월 23일 만기 도래하는 4억 달러 가운데 2억 달러가 부족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완다그룹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국제금융가의 시각입니다.

2021년에는 기업 연쇄 부도 사태를 피해 갔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완다그룹에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자금을 회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완다의 부도가 중국 부동산 전방위적인 상황의 악화로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한 부분이 있어 보이지만 중국이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린 징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완다의 실패는 아마 중국의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꽤 커 보입니다.

자금이 우량한 채권으로만 몰리게 되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은 채권의 발행기관인 상당수 기업은 벼랑 끝으로 몰릴 우려가 크고 회생하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특히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꽤 클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급 빌런'의 재 준동
러시아는 흑해 곡물 협정을 탈퇴하고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와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습니다. 먼저 흑해 곡물 협정부터 알아보면, 흑해 곡물 협정은 지난 2022년 튀르키예의 중재 아래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 수출을 허용하는 대신, 흑해 봉쇄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자국 식량과 비료 수출에 장애가 여전하다며 협정을 탈퇴하고는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와 근해의 선박들을 무기를 실은 선박이라 규정하고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건데요, 두 나라의 공통점은 식량 수출 대국이라는 건데, 식량 수출이 막히면 세계적인 식량 가격 인상과 그에 따른 원자잿값 인상이 뒤따를 겁니다.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한 것인데요,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 우려가 큽니다. 인플레이션 잡자고 금리 다시 올려야 할 수도 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 교착 상태에다 바그너 그룹 프리고 진의 반란으로 구석으로 몰린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 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해서

식량을 무기화하는 극단적인 수를 동원한 겁니다.

자기 살자고 식량 가격 올려서 기아자가 발생하든, 금융 혼란으로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커지든, 관계치 않는다면 빌런도 이런 빌런이 없겠죠.


엘니뇨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여기에다 여느 해보다 극심해질 엘니뇨 때문에 아시아 신흥국들의 식량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90%라는 하반기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현실이 되면 쌀과 팜유, 설탕의 가격이 줄줄이 오를 테고 농업생산은 물론 제조업 등 산업생산도 동반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농업 종사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도시 등 공업지대로 몰릴 테고 소요나 혼란 같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8월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하면 단기적일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수산물 시장은 타격을 입을 테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서서히 양분될 겁니다.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기존의 소비행태로 돌아가는가 하면 아예 소금부터 김, 미역, 다시마 등을 일본이나 태평양에서 나는 것을 소비하지 않고 웃돈을 주더라도 덜(?) 오염된 해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소비하려 하겠죠.

이는 수요의 이분화에 따른 식량 가격 상승을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엘니뇨도, 후쿠시마 오염수도 수산물 상승을 가져온다는 것인데 자칫 농업에 이어 어업에까지 가격 상승이 일게 되면 식량 전반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금리가 오를 테고 경제의 부담은 더 커지겠죠.

살얼음판 깨는 돌멩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불안불안한 균형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 언제, 어떻게 이 살얼음판이 깨질지는 누구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완다가 될지 푸틴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들 때문에 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암 덩어리를 뿌리째 뽑는 대수술(?) 대신 살짝살짝 치료하고 붕대로 덮으면서 이대로 다시 비상해 보자는 세계적인 공감대(?)의 문제점이 조금씩 노정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불안한 얼음판에 재를 뿌리기만 해도 금세 부서져 버릴 위기에 내몰리는데요, 한번 고통을 감내하고 가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이렇게라도 다시 덮은 채 다음을 기약하고 가는 것이 맞을지, 지금으로서는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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