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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반가운 단비 내린 식목일···산불 위험 사라졌나?


◀앵커▶
4월 5일은 계절적으로 나무 심기에 
좋은 시기라고 해서 지난 1949년 대통령령으로 제정한 이후 기념일로 이어지고 있는 식목일입니다.

예전에는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는데요.

식목일의 역사를 말씀드리자면, 1960년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1961년 식목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해 공휴일로 부활했습니다.

40년 가까이 공휴일로 유지되다 지난 2006년부터는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됐습니다.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폐지된 계기는 지난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담뱃불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고 합니다.

불 피우지 말고 찬 음식만 먹자는 한식에 성묘 가서 취사하고 담배 피우다 나무 심자는 날에 산물을 내는 경우가 많아서인데요.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요즘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탓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인간의 탓 아닐까요?

이런 가운데 식목일인 4월 5일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산불 수십 건이 잇따랐는데, 4월 4일 밤부터 대구·경북에도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최대 60mm 넘는 비가 왔습니다.

비 소식, 취재 기자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3월 23일 비가 왔었고, 2주 만의 단비라고요?

◀기자▶
건조하고 더운 날이 계속되다 2주 만의 많은 양의 비가 왔습니다.

4월 4일 밤부터 내린 비의 양은 5일 17시 기준 대구 8.4mm, 경북 청도 24mm, 봉화 석포 45mm, 특히 대형 산불이 났던 영주에는 68.8mm의 비가 내렸습니다.


◀앵커▶
2023년 봄에는 특히 비가 온 날이 적고 기온이 높아서 산불이 많이 났었죠?

◀기자▶
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봄철 5mm의 비가 오면 산불 예방 효과가 하루 정도 발생하고, 10mm 비가 왔을 땐 이틀간 산불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대구·경북에 10mm 넘는 비가 온 날이 2023년 들어 단 3일뿐이었습니다.

또 3월엔 낮 최고 기온이 이틀에 한 번꼴로 20도를 웃돌면서 월 평균 기온이 10도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습니다.

이렇게 예년보다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에 대구·경북에서만 2023년 57건, 전국에서는 381건 발생했습니다.

1월 1일부터 매일 4건씩 불이 난 겁니다.

이번 비로 전국의 산불 경보는 경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내려갔습니다.

비는 4월 6일 아침까지 이어지겠고 6일 저녁에도 한때 비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앵커▶
이걸로 2023년 봄 산불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고요?

◀기자▶
비가 그치면 다시 기온이 오르고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빠르게 건조해질 걸로 기상청은 전망했습니다.

특히 경북 동해안에는 고온 건조한 국지적 강풍, 양간지풍이 예보됐습니다.

산림과학원, 안희영 산림재해예측분석센터장이야기 들어보시죠.

◀안희영 산림재해예측분석센터장▶
"이번 비로 바싹 메말랐던 산림의 건조함은 다소 해소되겠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에는 주말쯤 그 강수 효과가 사라질 걸로 예상됩니다. 또 강한 바람이 불 경우 산림 내 수분이 빠르게 마르기에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산림이나 산림 인접지 주변에서 철저한 불씨 관리가 필요합니다."

◀앵커▶
가뭄으로 애태우던 농가들에도 이번 비가 무척 반가웠다고요?

◀기자▶
마늘 농사의 경우 지금이 뿌리에서 양분을 충분히 흡수해야 할 시기인데요.

땅이 메말라 있으면 이런 기능이 원활하게 되지 못합니다.

생육을 돕기 위해 농가마다 비료를 뿌려줘야 하는데, 이때 꼭 필요한 비가 오지 않아 애를 먹어 왔습니다.

청도군에서 마을 농사를 하는 박현수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현수 경북 청도군 각남면 마늘 농가▶
"비료를 줄 때 비가 없으면, 물이 없으면 결국 비료가 녹지 않습니다. 비료가 녹아야만 작물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복숭아 농가도 농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개화 시기에 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수정에 필요한 꿀벌이 부족한 상황이라 비라도 내려주면 수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곤충과 바람이 아닌 물에 의해 수분이 이뤄지는 수매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번 비는 과수의 뿌리 발달에도 영향을 줘서 고품질의 복숭아 생산에 도움이 됩니다.

지난 3월 청도에 내린 강수량은 40mm로 평년 강수량 79.5mm의 절반 수준에 그쳤는데 그래서 이번 비가 더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손형미 친환경농업과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손형미 친환경농업과장▶
"이번 비로 인하여 마늘은 토양 건조를 예방하여 마늘구 비대(성장)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복숭아의 결실 향상과 뿌리 발달의 도움을 줘 향후 작물 생육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상청은 4월에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뭄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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