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대구MBC 경제

금리 인상에 대출 규제...서민만 고통, 은행은 잇속

◀앵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습니다.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수출, 소비, 고용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기준 금리 인상과 함께 하나 더 내놓은 정책이 있죠, 바로 '금융권 대출 규제'입니다.

급증하는 가계 대출을 억제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인데요.

그런데 정부의 이런 '대출 총량 규제'가 엇갈린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중 은행들은 잇속을 챙기고 있습니다.

반면, 서민 가계는 신규대출이 어려워지고 기존 대출 이자는 불어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영균 기자▶
3년 전부터 대구 동성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30대 중반의 허 모 씨.

코로나 19가 발생한 뒤 2년 가까이 매출은 급감하고 대출마저 막히면서 생계가 막막합니다.

원금을 포함해, 한 달에 500만 원 넘게 은행에 갚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한 달 이자가 10만 원 더 늘었습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특별공급 분양에 당첨돼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입주할 자금이 부족해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허 00/식당업 운영
"솔직히 진짜 너무 답답해요. 내년 6월이 입주인데, 대출은 막힐 대로 다 막혀버리니까 입주할 수 있겠나 걱정이고"

30대 후반인 직장인 김모 씨도 최근 인상된 금리 때문에 부담이 큽니다.

지난해 집을 담보로 3억 원을 빌렸는데, 이자가 최근에 10만 원 늘어 한 달에 130만 원을 갚아야 합니다.

초기 2.9였던 대출 이자율이 불과 몇달 새 3.2%로 0.3%포인트 늘었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거란 소식이 계속 나오지만 뾰죡한 대책이 없습니다.

◀인터뷰▶김 00/직장인
"저희도 맞벌이하고는 있지만 두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계속 오르게 되면 아무래도 가계에 부담은 많이 가는 상황입니다."

윤영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는 서민들의 실생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빠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금융정책으로 은행들의 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잇속을 챙기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영균입니다. 

◀한태연 기자▶
요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 그리고, 내 집 마련을 위해 큰 금액을 대출받은 직장인 등 서민들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시중 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먼저 가계대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대구지역 시중은행 대출 잔액입니다. 연말 기준인데요.

2018년도에는 27조 3천억 원, 2019년도에는 30조 4천억 원. 2020년도에는 34조 9천억 원입니다.

해마다 10% 이상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이렇게 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금융 당국은 지난 6월부터 대출을 줄이기 위해 가계 대출 총량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은행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렸는데요. 0.5%에서 0.75%로 올렸습니다.

그러자 시중은행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는데요. 변동금리형 대출 지표금리인 코픽스입니다.

지난 9월에는 1.16%였는데 10월에는 1.29%. 한달 새 0.13%포인트 올랐습니다.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은행마다 여기에 가산금리를 2%포인트 이상 더 적용합니다.

대출은 제한하고 우대 금리는 슬그머니 축소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2% 대였던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3%에서 4.8%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금리가 많이 올랐는데, 한국은행은 또 이달 안에 기준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도 따라서 더 오르겠죠.

이자는 더 내야 하고, 더 빌리지도 못하니까 대출자들의 고통은 가중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웃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은행들인데요.

대출을 제한하니 금융기관들이 갑이 됐습니다.
-------------------------------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보시죠.

2020년 12월에는 2.05%였습니다. 2021년 9월에는 2.14%.

그러니까 예금금리보다는 대출금리를 더 올렸다는 얘깁니다.

서민은 죽어나는데 은행들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역 금융기관인 DGB금융 그룹 실적을 볼까요?

2021년 3분기 누적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입니다. 4천 175억 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국 5대 은행 3분기 실적 볼까요?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9조 5천 9억 원. 대구시 1년 예산과 맞먹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5.4%나 올랐는데요.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뷰▶오정근 회장/한국금융ICT융합회
"빌리려고 하는 사람보다 빌려주는 양이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빌려주는 사람이 갑이 돼서 가산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이 이익을 많이 보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겠다는 이유로 대출을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서민은 사채로 눈을 돌리는 등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인터뷰▶오정근 회장/한국금융ICT융합회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총량규제로 하려고 하다 보니까 오히려 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물가가 상승하지만, 소비 등 경기가 위축되는 이른바 스테그플레이션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인터뷰▶임규채 경제 일자리연구실장/대구·경북연구원
"1차적으로는 주택담보 대출 위주로 대출이 많은 저소득층 가계를 중심으로 소비 부분이 위축될 것이고요. 전방 후방산업 전체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전문가들은 실소유자 대출을 비롯해 소득이나 신용도에 따른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CG 김종국)

한태연
윤영균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