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이건희 미술관을 서울에 짓겠다고 발표하자 유치 경쟁에 뛰어든 많은 자치단체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수천억 원의 건립비용까지 부담하겠다며 적극 유치에 나섰던 대구에서도 각계 각층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권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제 이건희 미술관을 서울에 지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삼성그룹이 기증한 고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2만 3천여 점을 연구하고 보존, 관리하려면 이건희 미술관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술품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리고 나아가 한국 관광과 연계시키기 위해선 서울이 적합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인터뷰▶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를 최적지로 정부에 제안하였습니다."
2천 500억 원의 건립비까지 시 예산으로 충당해 이건희 미술관을 짓겠다고 나선 대구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지역발전과 문화 향유 기회의 확대를 기대했던 비수도권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폭거"라고 비판했습니다.
대구시의회도 입지 선정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전국 공모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성명을 냈습니다.
◀인터뷰▶장상수/대구시의회 의장
"균형 발전을 위해 이건희 기증관 입지 선정을 전국 공모하라!"
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발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인터뷰▶김형기 단장/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
"세계 최저 출산율의 재앙을 낳아 대한민국의 장기적 쇠퇴를 예고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또다시 이건희 미술관을 서울에 건립하겠다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가?"
부산과 경남, 창원 등 미술관 유치에 나선 다른 지자체들도 발 빠르게 비판 성명을 내고 공동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